총장 부인이 관련된 치의학과 편입학 비리 의혹이 불거진 29일 연세대는 오전부터 학교 차원의 대책회의를 여는 등 하루 종일 침울한 분위기였다. 의혹의 핵심에 서 있는 정창영(64) 총장과 부인 최윤희(62)씨는 이날 아침 일찍 총장 공관을 빠져나간 뒤 오후 늦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총장은 애초 “오전 중에 공식 입장을 전자우편을 통해 직원들한테 밝히겠다”고 했다가 오후 2시로 발표를 미뤘다. 하지만 이 시한도 넘겨 오후 6시께야 ‘연세 가족 여러분께’라는 글을 연세대 누리집에 올려 “학교의 명예에 손상을 입힌 것을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제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아내가 사업이 부도난 못난 자식을 돕기 위해 지인으로부터 자금을 빌렸으나 그후 편입학 지원자의 학부모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고 반환했다”고 해명했다.
박영렬 대외협력처장도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연세대는 제도적으로 어느 누구도 입학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게 돼 있다”고 밝혔다. 총장 부인의 돈거래가 편입학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치의학과 편입학 면접관들에게 확인한 결과, 총장 부인으로부터 (청탁과 관련한) 연락을 받았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아꼈다. 박영철 치과대학장은 “학교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볼 때면 편입학 과정에 비리가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이번 일로 학교 이미지가 실추된 것 같아 교수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학생 유아무개씨는 학교 누리집 게시판에 “총장 부인이 연루된 사건인데, 만약 사실이라면 (총장이) 하루빨리 사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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