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해직됐다 복귀한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 앞에서 복직에 반대하는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출근을 저지당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동덕여대 ‘총장복귀’ 학내갈등 개입
공동대표 손 총장 옹호·총학 비난
공동대표 손 총장 옹호·총학 비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가 이 단체 공동대표인 손봉호(69) 동덕여대 총장의 총장직 복귀를 둘러싼 학내 갈등에 개입해 ‘대표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선협 소속 회원 10여명은 손 총장이 복귀한 5일 동덕여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올바른 교육자인 손 총장의 복귀를 환영한다”며 손 총장 복귀에 반대해온 총학생회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선거와 관련된 비리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동덕여대 총학생회 부정선거를 고발했다”며 “이 활동에 힘입어 양심적인 손 총장도 동덕여대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선협이 지난해 8월 총학생회 선거부정과 관련해 학생 3명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학생들이 선거인 명부를 조작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선거 결과를 왜곡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결정한 바 있다.
문수연(23·국사학4) 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문제로 학내 갈등이 깊어지자 손 총장이 2006년 총학생회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며 “총장이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가 손 총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스스로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교수노조의 정창석 교수(일본어)도 “손 총장은 ‘부정선거가 아니라면 내가 총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우리는 학생을 법정에 세우는 총장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갑산 공선협 공동대표는 “공선협은 공직선거뿐만 아니라 총학생회나 직능단체 선거에도 적극 개입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며 “선거제도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갈등은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선협이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한 사례는 동덕여대가 유일하다.
한편, 손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교수와 학생 등 10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승용차로 교문을 통해 출근하려 했으나, 손 총장 복귀에 반대하는 ‘동덕여대 민주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와 학생 50여명이 막아서면서 양쪽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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