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북본부 전광열 차장
3년만에 ‘가래떡데이’ 성공시킨 농협 경북본부 전광열 차장
“빼빼로 데이보다 가래떡 데이가 더 의미도 있잖아요?”
농협중앙회 경북본부 전광열 차장(45·사진)은 2005년 9월 처음 ‘가래떡 데이’ 캠페인을 벌였고, 이후 이 행사는 전국으로 퍼졌다.
전 차장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빼빼로 데이를 응용해 똑같은 모양인 가래떡 먹는 행사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인의 날에 흙의 소중함을 떠올리자는 의미를 담아, 과자업계의 마케팅에서 나온 빼빼로 데이보다 가래떡 데이가 훨씬 뜻이 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학교 한 곳을 정해 시식행사를 준비하면서는 좌절감도 많이 느꼈다.
그는 “빼빼로 데이에 익숙한 학생들이 ‘11월11일은 가래떡 데이’라는 말에 코웃음을 쳤고 중학생 딸 조차도 맞장구를 쳐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차장과 농협 쪽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오전에 학교를 찾아가 국밥 등과 함께 가래떡 2톤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 끝에 행사를 성공시켰다. 그 뒤 공교롭게 다른 농협 지부에서도 비슷한 캠페인이 이어졌다.
전 차장은 “가래떡 데이의 최초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내 기억으로는 2005년 경북농협의 회의에서 처음 나온 게 맞다”며 “힘겨운 아이엠에프 파고를 넘기 위해 우리 쌀과 전통음식의 소중함을 알리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래떡 데이가 빼빼로 데이보다 인기를 얻어 언젠가는 모든 가정에서 11월11일이 되면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가래떡을 건넸으면 하는 게 그의 소박한 꿈이다.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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