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주장 “수사당시 삼성쪽에 요구”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 사건 수사 당시 주임검사 가운데 한명이 삼성 쪽에 요구해 에버랜드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9일 <문화방송>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건 주임검사 중에 에버랜드 임원들을 수사하면서 어린이날 에버랜드 쪽 차를 집으로 불러서 자기 가족들을 태우고 에버랜드에 가서 접대받은 사람이 있다”며 “(그 주임검사가) 다음날은 가서 에버랜드 임원들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그 주임검사로부터) 내가 직접 부탁을 받아서 회사(에버랜드 쪽)에 ‘잘 해줘라’고 연락을 했고, 에버랜드 고위 임원들이 나서서 주임검사 가족을 하루 종일 접대·안내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언론하고 시민단체가 다 보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증인조작이 가능했겠느냐는 삼성 쪽 반론이 있다”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게 삼성의 능력이고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자원을 동원한 일이 있으니까 가능하다”며 이 검사의 예를 들고, “광범위하게 조작이 일어났는데 검찰의 수사 의지가 대부분 약하지 않았는가. 추궁하면 될 텐데 추궁이 거의 없었다. 저희들도 이걸 대비하면서 왜 말하는 대로 다 받아주나 납득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가 삼성 법무팀장으로 있을 당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수사는 2000년 6월 시작된 뒤 6명의 주임검사를 거쳐 2003년 12월 박용주 당시 특수2부 검사(현 에스케이텔레콤 사업법무실장)가 피고발인 가운데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 허태학·박노빈씨 등 2명을 기소하면서 일단락됐다. <한겨레>는 이 사건 주임검사들의 말을 들어보려 했으나 대부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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