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등 검찰 최고위층이 이른바 ‘떡값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발표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이 임 내정자 등의 견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이종백 청렴위원장 “고향같아 아는 사이…법적 대응”
이귀남 중수부장 “김변호사와 식사 한번 한적도 없어”
이귀남 중수부장 “김변호사와 식사 한번 한적도 없어”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삼성의 관리를 받은 ‘떡값 검사’로 검찰총장 내정자 등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3명의 실명을 공개하자 당사자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변호사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총장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날벼락’을 맞은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는 12일 오후 김경수 대검찰청 홍보기획관을 통해 “김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마주친 기억조차 없다”며 “사제단이 밝힌 삼성 구조본 간부인 이우희씨가 고교 선배인 것은 맞지만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김 변호사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으려면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로부터 어떤 형태의 로비를 받았는지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며 삼성에버랜드 편법증여 수사 시기와 당시 자신의 보직을 비교해 반박했다. 즉 2001년 6월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부임했지만 에버랜드 수사는 이미 2000년 8월에 3차장검사 쪽으로 재배당돼 자신을 관리대상으로 포함시킬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역시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변호사가 관리자로 지목한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과는 고향이 같아 아는 사이”라면서도 “돈을 받거나 돈 제안을 받은 적은 없으며,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떡값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사제단은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관리를 받았는지 그 근거를 밝혀야 하며, 법적 대응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의 수사 지휘선상에 있는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역시 “김 변호사와 대학 선후배 사이인 것은 맞지만 김 변호사가 검찰 재직 중이나 퇴직 뒤에도 식사 한 번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라며 “대학 선후배라는 사실도 이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야 알게 됐다”고 김 변호사의 주장을 부인했다.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를 관리했다는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김용철 변호사 쪽이 정말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사장은 또 “임 내정자가 부산고 후배인 것은 알고 있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데서 한두 차례 만난 정도의 사이일 뿐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며 “예전에는 그(임 내정자)가 지금처럼 유명하지도 않았고, 일년에 수천명의 사람을 만나는데 기억을 어떻게 다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사제단의 주장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보면서 생각해 보겠지만, 30여년 직장생활을 하고 이제 그만둔 마당이기에 세상이 귀찮다”고 말했다.
또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거론된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도 “터무니없는 소리다. 나는 회사 경영하기에도 바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제 사장은 19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삼성물산 부사장과 삼성캐피탈 사장 등을 거쳤다.
김남일 김회승 기자 namfic@hani.co.kr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한 뒤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남일 김회승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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