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외고의 시험문제 유출사건은 잠적한 이 학교 입시홍보부장인 L씨(51)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4일 김포외고에 따르면 학교측은 L씨의 시험문제 유출 범행이 시험 하루전인 지난달 29일 식사 등을 위해 동료교사들이 자리를 비운 시간대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시험문제를 인쇄하던 29일 자정께 교사들이 간식을 먹기위해 모두 구내식당으로 갈 때에도 L씨는 '너무 피곤하니까 좀 쉬어야겠다'며 식당에 나타나질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도 L씨가 김포외고에 교복을 납품하는 학부모 P씨(42)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시간을 지난달 29일 자정부터 30일 새벽 3시까지로 보고 있다.
같은날 오후 6시께 서울 M학원에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서도 학교측은 "저녁식사를 가기 전 교장과 교감 등과 함께 USB 메모리와 컴퓨터를 이용, 문제를 출력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컴퓨터에 저장한 뒤 M학원 측 관계자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 같다"고 밝혔다.
김포외고 측은 "시험문제를 출력할 때 마우스로 '클릭' 한 번하면 문제를 저장할 수 있다"며 "L씨가 돈 때문에 평소 알고 지내온 학원과 이 학교 응시생 학부모 등과 짜고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 관계자는 "실제 동료교사들이 'L씨가 빚에 허덕이는 등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렵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L씨의 경제적 어려움은 눈치챘지만 인쇄에 참여한 교사를 지휘하고 감독하던 L씨가 범행을 저지를 줄은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밝혔다.
L씨는 잠적 2일전인 지난 6일 저녁 동료 교사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뒤 100만원이 넘는 술값을 혼자 현금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균 기자 kmg@yna.co.kr (김포=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kmg@yna.co.kr (김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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