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 유치 앞장
직원 ‘총동원령’도…파급효과 기대 커
직원 ‘총동원령’도…파급효과 기대 커
세계엑스포 유치전은 원래 국가간 경쟁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대규모로 치러지는 국제 행사일 뿐 아니라 ‘경제올림픽’으로서의 파급 효과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세계박람회기구(BIE) 파리 총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이들의 최대 동력은 5대양 6대주로 퍼져나간 기업 네트워크다. 일부 그룹 총수는 이미 국외 법인과 지사망에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허동수 지에스(GS)칼텍스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앞장을 섰다.
원양 어업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동원그룹 김 회장은 일찌감치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았다. 여수 엑스포의 주제가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인 것도 그가 유치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21일 파리로 출국해 현지에서 세계박람회기구 대표들을 상대로 막판 표다지기에 나선다. 앞서 141차 파리 총회에서 유치 설명회를 한 경험을 살려 이번에 다시 프리젠터로 나설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박람회 주제로 보나 국제행사 개최 경험으로 보나 경쟁국들을 앞서고 있다”고 유치를 자신했다.
허동수 지에스칼텍스 회장은 온라인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모으고 응모에 뽑힌 소비자 12명을 파리로 보내 현지 응원을 할 계획이다. 또 전국 주유소 1천여곳에 여수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걸고, 유치위와 여수시 준비위에 16억원의 유치 기금을 내기도 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유치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중국, 동유럽 등을 돌며 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등도 지지세 확산에 힘을 보태는 기업인들이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이 여수 엑스포 유치에 발벗고 나선 배경에는 국가 이미지와 기업 경쟁력을 동반 상승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여기에 수십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한 계산법도 크게 작용했음직하다.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동원그룹 기획팀의 박상진 과장은 “엑스포 유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외교력이지만 이를 측면 지원하는 민간외교 일꾼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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