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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각무역 위장한 이중계약 삼성 비자금 조성 한 방법”

등록 2007-11-21 20:30수정 2007-11-22 00:52

삼성 비자금 관련 소송을 5년째 벌이고 있는 강아무개씨가 14일 저녁 경남 창원 중앙동 자신의 집에서 관련 서류를 보여주고 있다. 창원/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삼성 비자금 관련 소송을 5년째 벌이고 있는 강아무개씨가 14일 저녁 경남 창원 중앙동 자신의 집에서 관련 서류를 보여주고 있다. 창원/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삼성테크윈 분사회사 간부 4년째 ‘비자금’ 법정투쟁
삼성 중국법인과 수수료 계약
하나는 3% 다른 하나는 24%
책임자로서 따지다 부당인사
회사 “강씨, 현지영업 몰이해”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분사한 회사의 한 간부가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며 회사 쪽과 4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99년 1월 삼성항공(현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한 한 자동화설비 회사의 간부인 강아무개(51)씨는 회사와 임금 청구 소송과 주주대표 소송을 벌이며 “회사가 또다른 삼성 계열사와 거래를 하며 삼각무역을 위장한 이중계약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씨는 “회사가 조성한 비자금은 삼성 쪽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삼각무역은 삼성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여러 수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1·2심 법원은 계속 회사 쪽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강씨는 지난달 에이포(A4) 40쪽에 이르는 대법원 상고이유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회사는 강씨를 무고로 고소한 상태다.

강씨는 1999년 5월 부하 직원의 책상 서랍에서 자신이 결재한 적이 없는 계약서를 발견했다고 한다. 중국 쪽 대리인을 통해 삼성코닝 중국법인인 세그삼성에 95만3400달러에 자동화설비를 판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서랍에서 발견된 계약서는 117만달러에 설비를 넘기기로 돼 있었다.

애초 계약에 따르면 수주 이익의 3%만 대리인 수수료로 지불하면 되지만 두 번째 계약서는 24%의 수수료를 주는 것으로 돼 있었다. 업무담당자인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강씨는 회사 대표에게 따졌다고 한다. 강씨는 “이때부터 대표와 갈등이 시작됐고, 결국 2001년 7월 갑자기 신설된 연구소로 혼자만 발령이 났다”고 주장했다. 한때 최우수 사원에게 주어지는 ‘에스(S)등급’ 포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졸지에 한직으로 쫓겨난 것이다. 일도 주어지지 않는 아홉달 동안 ‘1인 연구소’를 지키던 그는, 또다시 한번도 다뤄본 적이 없는 제조물책임법 담당으로 발령이 났다.

강씨는 “회사 분사과정에서의 스트레스에 부당한 인사까지 겹치자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고 결국 산재신청을 냈다”고 했다. 산재는 받아들여졌고 강씨는 5년째 휴직 중이다. 강씨는 “분사를 했다며 삼성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분사 이전부터 비자금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삼성 임원을 지낸 대리인을 통해 이중계약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분명하다”며 “이를 덮기 위해 인사보복으로 사실상 퇴사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 쪽은 강씨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강씨가 계약서 두장 모두 결재하고선 딴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신아무개 대표는 “강씨가 삼각무역과 중국 현지영업을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인사발령은 강씨가 팀장으로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며, 우울증은 훨씬 이전부터 앓고 있었고 비자금 의혹 역시 산재 신청 뒤에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애초 계약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에 대해 “중국 안에서 영업활동을 하기 위한 대리인 쪽의 활동비”라고 해명했다.

강씨는 2004년 3월 검찰에 진정도 했지만, 검찰은 “강씨가 비자금으로 오해할 만한 여지가 있지만 비자금이라고 볼 증거도 없다”고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강씨는 “이 계약말고도 세그삼성과의 거래액 상당부분이 삼성의 비자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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