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신동승)는 지하 건축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다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발목이 묻히는 사고를 당한 배아무개(58)씨가 “사고 뒤 우울증·수면장애 등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 것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사고를 당한 당사자가 두려움과 공포감을 얼마나 심각하게 느끼는지에 따라 발생 가능성이 달라진다”며 “배씨가 사고 당시 순간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수 있고, 그 뒤 수면장애와 의욕상실 등의 증세가 나타난 것은 사고로 인한 충격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씨는 2003년 3월 경기도 상가 신축공사현장에서 일하다 갑자기 흙이 무너져내려 발목이 흙더미에 묻히는 사고를 당했으며, 30분 뒤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배씨는 이듬해 2월 근로복지공단에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인한 요양신청을 했다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6s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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