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이름 계좌 수십개 더 발견
검찰, 4~5명 추가 출금
검찰, 4~5명 추가 출금
삼성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는 29일 김용철(49) 변호사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들을 더 찾아내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4~5명을 추가로 출국금지했으며, 김 변호사를 세번째 불러 조사했다.
김수남 특본 차장은 “은행과 증권사 등 전국 금융기관 87곳에 김 변호사 이름으로 개설된 계좌가 있는지 확인 중이며, 일부 금융사로부터 김 변호사 이름으로 계좌가 개설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들 계좌에 대한 거래내역 조사가 끝나지 않아 삼성의 차명계좌인지 김 변호사 본인이 개설한 계좌인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확인된 계좌 수가 김 변호사 자신이 개설했다고 진술한 계좌보다는 많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내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가 수십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삼성 사장단 명의로 개설된 계좌의 추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우리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에 개설된 차명계좌 네 가지를 공개하며 삼성의 차명계좌가 더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이 확인한 계좌는 김 변호사가 삼성에서 일하기 시작한 1997년 8월부터 최근 사이 개설된 것들이며, 대부분 서울지역 은행과 증권사에 분산돼 있다. 검찰은 이날 금융기관 관계자 4~5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추가 출금 조처와 관련해 “김 변호사의 마지막 기자회견과 최근 조사 내용을 참고해 적당하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출금했다”고 말해, 지난 26일 기자회견 때 삼성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한 것으로 지목된 홍송원(54) 서미갤러리 대표 등이 포함돼 있음을 내비쳤다.
김 차장은 삼성 에버랜드 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는 아니지만 에버랜드 사건의 증거조작을 주된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에버랜드 사건을 맡았던 강찬우 경영권 승계조사 1팀장과 이원석 검사가 김 변호사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본은 이날 오전 삼성 사건 고발 당사자인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호창 사무차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였다. 송 변호사는 “경영권 승계에 계열사들이 동원된 사례 등을 추가자료로 제출했다”며 “특검 시행 전에 계좌추적, 압수수색, 출국금지 등 충분한 기초수사와 조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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