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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수욕장·양식장 어쩌나…어민들 피해최소 ‘안간힘’

등록 2007-12-07 20:20수정 2007-12-08 02:01

“마을별로 대책 논의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어”
7일 온종일 세찬 바람이 부는 바다에 속이 타들어가던 충남 태안군 일대 어민들이 밤부터 밀려온 기름띠에 망연자실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느라 안간힘을 쏟아부었다.

이날 오전부터 해안선 너머에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민들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이 찌뿌린 하늘처럼 속이 검게 타들어갔다. 더욱이 이날 저녁부터 기름띠가 해안을 덮치자, 어촌계별로 모여 급히 따놓은 굴을 올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구본춘(44) 모항어촌계장은 “어촌계원들이 모여 해안가를 돌아다니며 상황을 지키고 있는데, 저녁 6시를 넘어 바닷가를 덮은 기름덩어리를 발견했다”며 “사람들을 모아 따놓고 바다에 보관하던 굴을 경운기를 이용해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생각처럼 진척이 빠르지 않다”고 말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의 이희열(57) 이장은 “만조 때 물이 들어왔던 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기름띠가 있는데 길이가 2㎞에 달한다”며 “오전 이후로 잠시 잠잠했던 기름냄새가 어두워지면서 다시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묵(45) 학암포 해수욕장 번영회장도 “기름 냄새가 많이 나서 해경에 주민들이 신고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해경들이 나와 순찰을 돌고 있기는 하지만, ‘내일 두고 보자’는 말만 하고 있다”고 애를 태웠다. 이충경(38) 의항어촌계장은 “어두운 밤이라서 물에 기름이 섞여 있는지 정확히 확인이 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뿐”이라며 “마을별로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어민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태안군 일대 마을 주민들은 밀려드는 기름띠에 긴급 회의를 열기도 했다. 만리포 해수욕장 관광협회 최용복 사무국장도 “만리포 해수욕장 상당 부분에 기름덩어리가 띠를 이뤄 덮었고, 지금 상인들이 이장님 댁에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부터 난 기름 냄새는 서산시까지 퍼졌다. 이아무개(43)씨는 “아침부터 역한 기름 냄새가 나 보일러에 고장이 났는지 확인해 볼 정도였다”며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어, 승용차를 운전하다 중간에 내려 기름이 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류임순(60)씨는 “바닷물로 배추 숨을 죽여 김장을 담그는 게 이 지역 특징”이라며 “아침에 바닷물을 떠와 배추를 절이다가 냄새가 너무 심해 김장 배추를 내다 버렸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만리포 해수욕장 상인들도 한숨을 쉬었다. 마미나(24)씨는 “아침에 관광객이 와서 사진을 찍으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냄새가 심해 바로 돌아갔다”며 “손님을 맞으려 나가면 냄새 때문에 다른 해수욕장으로 간다며 길을 물어보는 손님들이 많아 아침부터 속만 상했다”고 말했다.

태안/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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