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인문대 세종학당장 백태현 교수(왼쪽)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인문대 세종학당장 백태현 교수
“‘중앙아시아의 스위스’ 키르키즈스탄에 한국어 붐을 일으키겠습니다.”
지난 17일 키르키즈스탄 비쉬켁 인문대학 강당에서 한국어 사회교육기관 세종학당이 개원식을 갖고 출범했다. 비쉬켁 인문대학 세종학당장을 맡은 백태현(47·비쉬켁 인문대 한국학과장·왼쪽) 교수는 “세종학당 개원이 실크로드의 이 아름다운 나라와 한국의 관계를 다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세종학당은 한국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세계에 우리말·글을 보급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중국과 몽골에 각각 2곳이 문을 열었고 비쉬켁 한글학당은 5번째다. 국립국어원은 앞으로 2011년까지 세계 100곳에, 2016년까지는 200곳에 세종학당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5번째 세종학당
부임 10년째 한국학과정도
제자였던 현지인 부인도
서울대 유학뒤 부교수 근무 비쉬켁 인문대학 세종학당은 이 대학 최초의 평생교육원이다. 한국어학과와 별도로 일반인들도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울수 있다. 10개반에서 200여명의 각계 각층의 수강생들을 받아 3개월 단위(4개 과정)로 나누어 한국어를 가르친다. 수강료는 무료다. 현재 수강 대기자만도 300여명에 이른다. 최근 키르키즈스탄에서는 한국과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고 드라마 등 한류문화가 번지면서 한국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에 2800여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기로 협약도 맺었다. 백 교수가 중앙아시아에 발을 디딘 지는 12년인데, 키르키즈스탄에서만 10년째다. 경희대 역사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1996년 지도교수의 소개로 막 개설된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한국어과 교수로 부임한 뒤 98년 키르키즈스탄 국립 비슈켁 인문대 한국학과 교수로 옮겼다.
어려움도 많았다. 월 100∼200달러 남짓의 현지 교수 월급으로는 기초적인 생계를 꾸리기도 힘들었다. 대학 쪽의 교수아파트 지원과 카자흐스탄 알마티 교육원의 급여 보조로 최저 생활을 하며 어려운 시간들을 버텼다. 하지만 눈덮인 천산산맥의 절경과 이시쿨 호수 등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이 나라 사람들의 순박함이 어려운 생활을 버텨나가는 힘이 됐다. 백 교수는 “지금은 상대적으로 낙후됐지만 키르키즈스탄의 관광·수자원은 석유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나라는 관광·농축산업·금융 등이 어우러지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류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금씩 자리가 잡히며 2004년에는 외국인으로서는 드물게 학과장의 직을 겸하게 됐다. 현재 비쉬켁 인문대학에는 세종학당 외에도 160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백 교수는 3년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해외파견교수도 겸하고 있다.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것도 키르키즈스탄에서다. 키르키즈스탄인 부인 세리쿨로바 미나라(34·사진 오른쪽) 교수는 이 대학 한국어과를 마치고 서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모교에서 백 교수와 함께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백 교수는 “언어를 전파하는 것 만큼 그 나라에 대한 좋은 홍보 수단은 없다”며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를 널리 보급해 중앙아시아에서 주요한 전략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 이 나라와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비쉬켁/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부임 10년째 한국학과정도
제자였던 현지인 부인도
서울대 유학뒤 부교수 근무 비쉬켁 인문대학 세종학당은 이 대학 최초의 평생교육원이다. 한국어학과와 별도로 일반인들도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울수 있다. 10개반에서 200여명의 각계 각층의 수강생들을 받아 3개월 단위(4개 과정)로 나누어 한국어를 가르친다. 수강료는 무료다. 현재 수강 대기자만도 300여명에 이른다. 최근 키르키즈스탄에서는 한국과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고 드라마 등 한류문화가 번지면서 한국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에 2800여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기로 협약도 맺었다. 백 교수가 중앙아시아에 발을 디딘 지는 12년인데, 키르키즈스탄에서만 10년째다. 경희대 역사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1996년 지도교수의 소개로 막 개설된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한국어과 교수로 부임한 뒤 98년 키르키즈스탄 국립 비슈켁 인문대 한국학과 교수로 옮겼다.
어려움도 많았다. 월 100∼200달러 남짓의 현지 교수 월급으로는 기초적인 생계를 꾸리기도 힘들었다. 대학 쪽의 교수아파트 지원과 카자흐스탄 알마티 교육원의 급여 보조로 최저 생활을 하며 어려운 시간들을 버텼다. 하지만 눈덮인 천산산맥의 절경과 이시쿨 호수 등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이 나라 사람들의 순박함이 어려운 생활을 버텨나가는 힘이 됐다. 백 교수는 “지금은 상대적으로 낙후됐지만 키르키즈스탄의 관광·수자원은 석유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나라는 관광·농축산업·금융 등이 어우러지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류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금씩 자리가 잡히며 2004년에는 외국인으로서는 드물게 학과장의 직을 겸하게 됐다. 현재 비쉬켁 인문대학에는 세종학당 외에도 160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백 교수는 3년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해외파견교수도 겸하고 있다.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것도 키르키즈스탄에서다. 키르키즈스탄인 부인 세리쿨로바 미나라(34·사진 오른쪽) 교수는 이 대학 한국어과를 마치고 서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모교에서 백 교수와 함께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백 교수는 “언어를 전파하는 것 만큼 그 나라에 대한 좋은 홍보 수단은 없다”며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를 널리 보급해 중앙아시아에서 주요한 전략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 이 나라와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비쉬켁/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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