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비협조…4월 개교까지 난관
일본에서 남과 북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 민족교육기관을 표방하는 코리아국제학원(이사장 강상중 도쿄대 교수/www.kis-korea.org)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22일 오사카부 이바라키시 교사터에서 착공식을 갖고, 내년 4월 개교한다.
코리아국제학원은 지난 10월25일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인근 일부 주민들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격렬히 반대해 착공이 세 차례나 연기됐다. 학원 쪽은 지난달 28일 오사카지방재판소에 통행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뒤 지난 13일 가처분명령을 얻어내 두 달 늦게 착공에 들어갔다. 설립에 적극 관여한 정갑수 코리아엔지오센터 대표는 “일부 주민들이 자신들도 부라쿠민(부랑민·전통적 천민계층)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으면서도 ‘조센진은 싫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말했다.
학원 쪽은 내년 4월까지 교사 준공이 어려워, 내년 4~6월 한국 경기도 안성의 대안학교인 ‘아힘나 평화학교’의 시설을 빌려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학원 쪽은 최근 특별전형을 실시해 22명을 선발한 데 이어 내년 1월7~2월16일까지 일반전형으로 고1·중1 과정 48명을 추가 선발한다. ‘코리아어’(한국어도 조선어도 아닌 한반도어라는 의미), 영어, 일본어 등 세가지 언어수업을 중심으로 자체 제작한 통일지향적 역사과목 등 교과과정을 가르칠 교원 15명(비상임 7명)도 채용했다.
그러나 모금 목표액 9억엔의 절반만 확보되는 등 앞길은 순탄치 않다. 남과 북의 눈길도 곱지 않다. 학원 관계자는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태극기 게양을 요구했다”면서 “남과 북을 넘는 교육목표를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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