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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람잡는 돈선거 ‘청도 충격’

등록 2008-01-07 20:54

군수 재선거 운동원 2명째 스스로 목숨 끊어
“경찰조사뒤 이웃에 50배 과태료 부담 느낀듯”
“농사밖에 모르던 사람들이 왜 목숨을 끊어야 하는지 ….”

지난달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군수 재선거 후유증으로 인구 4만6천명의 전형적인 농촌인 경북 청도군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경찰 조사를 받아온 정한태 군수의 선거운동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또 주민 50여명이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일 자신의 복숭아밭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양아무개(58·청도군 화양읍 동천리)씨는 이날 경찰에 출두해 누구한테 돈을 받아 몇 명에게 줬는지 등을 조사받을 예정이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양씨는 연말에도 유권자에게 금품을 돌린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금품을 돌렸다고 진술할 경우 본인과 가까운 이웃들이 물어야 할 50배의 과태료가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적 부담을 못 이겨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양씨 집 주변에서 슈퍼를 하고 있는 이아무개(72)씨도 “양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1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울 만큼 눈에 띄게 침울해했다”고 전했다. 동천리 이장 김광주(66)씨는 “숨진 양씨는 마을 반장을 오래 맡을 정도로 건실하고 붙임성이 있던 사람이었다”며 애석해했다. 하지만 7일 장례식장에서 만난 양씨의 가족들은 “고인에 대한 예가 아니다”며 숨진 이유 등에 대해 굳게 입을 닫았다.

지난달 17일 숨진 정 군수의 선거운동원 김아무개(52·화양읍)씨도 경찰에서 마을 주민 10명에게 5만∼10만원씩을 줬다고 시인하고 온 날 목숨을 끊었다.

주민 강아무개(53·화양읍)씨는 “광역시는 몰라도 농촌 마을은 돈 안 쓰면 선거를 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이런 풍토가 두 사람을 앗아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주민은 “돈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출마하기 힘든 풍토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찰은 청도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유권자들에게 1인당 5만∼10만원씩을 돌린 혐의로 지금까지 세 명을 구속한 데 이어, 금품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주민들을 잇따라 소환해 수사하고 있다.

청도/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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