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바뀌어온 서울시 새 청사 디자인. 왼쪽부터 항아리형(2006년 6월), 태극모양(같은해 10월), 태극모양 변형(같은해 11월), 성냥갑형(지난해 3월), 다각형(지난해 10월).
서울시 제공
심의 부결·불만 여론에 6번째 디자인 찾기
설계비·임대료등 ‘예산·행정력 낭비’ 비판
설계비·임대료등 ‘예산·행정력 낭비’ 비판
새 청사를 짓기로 한 뒤 디자인 선정에만 1년6개월 이상을 보낸 서울시가 새 디자인을 찾아 여섯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에 예산과 행정력 낭비가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국내 건축가 4명이 각각 작업 중인 새 청사 디자인 가운데 한 작품을 다음달 중순께 선정하고 오는 3월 공사에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다각면체 형태의 다섯번째 디자인이 문화재청 문화재심의위원회를 최종 통과했으나,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여론이 인 데다 오세훈 시장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여섯번째 디자인 찾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서울시가 지난 2006년 5월 새 청사 건립사업 시행자로 삼성물산 콘소시엄과 계약을 한 뒤 문화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디자인은 네 차례에 걸쳐 부결되거나 조건부 통과에 그쳤다. 덕수궁, 환구단 등 주변 문화재 및 경관과의 부조화 등이 이유였다. 그 사이 디자인은 항아리형→태극모양→태극모양 변형→성냥갑형→다각형으로 계속 변해왔다.
새 청사 건립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가적인 관리비용만 한 달에 4억원 가량 추가로 투입되고 있다. 민간 건물에 입주해 있는 행정조직의 임대료가 대부분으로, 청사 건립이 늦춰지는 만큼 임대료는 더 나가게 된다. 또 시는 새 디자인을 위해 6억원 가량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수 한양대 교수(건축학)는 “그동안 (서울시나 삼성물산이) 관련 지침도 주지 않고 디자인을 맡겼을 리도 없는데, 번번이 심의에서 거부됐다는 건 문제”라며 “이번엔 외부에 맡겨 새로 설계를 한다는데, (기존 디자인을 한) 건축가들은 건축가대로 망가지고, 공사는 공사대로 안되는 등 신뢰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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