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가치를 지닌 소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희망소기업 충전식’이 열린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지역홍보센터에서 박원순(오른쪽) 희망제작소 상임대표가 이일규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과 지원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경영난 서울대앞 인문사회 서점
동문 후원금·희망제작소 컨설팅
동문 후원금·희망제작소 컨설팅
마지막 남은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이 성년을 맞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망 구축, 새로운 가게 디자인, 경영 컨설팅을 통한 재무관리 등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지난 20년 동안 서울 관악구 신림9동 서울대 앞을 지키고 있는 ‘그날이 오면’은 대학가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이 1990년대 중반부터 하나둘씩 사라져간 가운데서도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후원에 힘입어 명맥을 유지해왔다.
여기에 희망제작소가 힘을 보태기로 했다. ‘그날이 오면’은 희망제작소 산하 소기업발전소와 8일 ‘제1차 희망소기업 지원협약’을 맺은 20곳의 지역 소기업 가운데 포함됐다. 희망제작소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인터넷 쇼핑업체 인터파크를 통해 디자인 개선과 인터넷 쇼핑몰 입점 및 판로 개척 등을 돕고, 소기업발전소 연구원들이 경영자문도 맡게 된다.
소기업발전소 김홍길 연구원은 “그동안 공동체적 가치를 지키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논의가 많았지만, 1차적인 자금 지원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날이 오면’과 같이 역사적 의미를 가진 곳이 자생력을 갖춘 사회적 기업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이번 지원 사업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대표도 “대안적 가치를 지닌 기업들을 더 많이 찾아내 지원하겠다”며 “이번 사업은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날이 오면’ 김동운 대표는 이날 “적은 돈이라도 매달 후원을 하고 있는 서울대 재학생들을 보며 진보의 가치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그날이 오면’은 진보와 인문정신의 불씨, 밀알로 끝까지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날이 오면’ 이외에 국산 보리로 빵을 만드는 ‘서라벌찰보리빵’, 전통 방식의 농민주 제조업체 ‘세왕’, 장애인이 만든 자전거 판매업체 ‘스카이휠’ 등이 희망제작소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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