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이미지 훼손 운운…과연 논리에 맞나” 공개 비판
“삼성화재 압수수색 중에도 서버 접속해 증거자료 훼손”
“삼성화재 압수수색 중에도 서버 접속해 증거자료 훼손”
삼성 전직 임원이 차명계좌의 존재를 인정한 뒤로 삼성 임원들의 소환 거부가 잇따르자, 삼성 특별검사팀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의 윤정석 특검보는 30일 “오늘 차명계좌 관련 조사를 위해 출석하기로 예정돼 있던 삼성 임원급 간부 4명 가운데 삼성전자 간부 1명만 출석했다”며 “삼성 쪽에서는 임원들 이름이 언론에 보도되면 업무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출석을 못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논리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골적인 수사방해 행위이지만, 그에 대한 복안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준웅(67) 특검은 “삼성 임원들이 시간이 없어서 못 나온다고 하는데, 자료를 감추고 없애느라 시간이 없는 것이지 떳떳하면 조사받고 가면 되는데 왜 시간이 없겠느냐”고 말했다.
또 특검팀은 황창규(55)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이 지난 23일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해외 업무를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조준웅 특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황 사장의 출석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인 송 전 총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삼성 사건은 수임하지 않았다. 황 사장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조 특검은 “삼성 쪽에서 해외의 중요한 바이어를 만나는데 방송카메라에 얼굴이 잡히면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는 말을 한다”며 “삼성이 특검 조사를 받는 건 세계가 다 아는 일인데 임원 얼굴 나가는 게 뭐가 대수라고 이미지를 운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25일 삼성화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화재의 한 직원이 전산서버에 접속해 증거자료를 훼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삼성화재의 보험금 지급 내역 등이 담긴 전산자료를 찾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닷새째 경기 과천의 삼성에스디에스(SDS) 이데이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윤 특검보는 “이데이터센터에 삼성화재가 숨겨 놓은 전산자료를 찾고 있다. 객관적으로 분명히 있어야 할 자료인데 회사 쪽에서는 없다고 해,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무열(50) 삼성전기 상무와 손호인(52) 삼성전자 상무를 불러 조사했다. 또 삼성증권 관계자 2명을 불러 김용철(50) 변호사의 차명계좌 개설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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