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기 조기졸업에 단과대 수석까지 한 대구대 박진화씨
6학기 조기졸업에 단과대 수석까지 한 대구대 박진화씨
“인생 2모작이 일반화 된 시대에 만학도라는 말은 듣기 어색해요.”
50대 늦깍기 여대생이 6학기 만에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단과대 수석졸업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박진화(50·여·사진)씨는 22일 열리는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2007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영예의 학사모를 쓰게 된다. 2005년 장학생으로 입학한 박씨는 불과 3년 만에 졸업에 필요한 140학점을 모두 이수했다. 조기졸업은 총평점 평균 4.20 이상인 학생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데 박씨는 졸업 평점 4.5만점에 4.38점을 얻어 사회과학대학 수석졸업의 영광까지 차지했다.
그는 2005년 여름방학 때는 입학성적 우수 신입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무료 해외연수 대상자로 선발돼 중국 상하이 대학에서 4주간 어학연수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고입검정고시를 거쳐 1978년 한 상업계 고등학교(야간반)를 수석 졸업하고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사해 2000년 퇴직할 때까지 22년 동안 근무했다. 학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그는 은행 퇴직 후 2005학년도 수시 2학기 신입생 모집 과정을 통해 젊은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포기해야 했던 대학에의 꿈을 이루게 됐다.
양극화와 고령화시대에 가장 필요한 학문인 듯해 전공은 사회복지학을 선택했다. 젊은 학생들과 달리 풍부한 사회·인생 경험이 이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박씨는 “암기능력도 오히려 학창시절과 다를 바 없었는데 다만 교수님과 동료 학생들이 핸디캡을 지닌 만학도로 보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그런 시선을 떨쳐 내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박씨는 1학년 1, 2학기에는 전과목 A+, 평점 4.5 만점을 받아 젊은 학생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어차피 나를 ‘이모님’이라 부르는 젊은 학생들도 지금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살 수 없는 인생 2모작 시대”라며 “이제 만학도라는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말고 그저 평범한 학생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씨는 “진학 결심과 대학생활에 200% 만족한다”며 “망설이지 말고 퇴직 후 바로 대학에 입학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대학원에 입학하는 박씨는 “앞으로 박사 과정까지 계속 공부해 대학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이 있다”고 웃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대구대 제공
다음달 3일 대학원에 입학하는 박씨는 “앞으로 박사 과정까지 계속 공부해 대학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이 있다”고 웃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대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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