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연구진실성위 “연구부정 증거 확보” 발표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연구진실성위원회는 29일 저명한 과학저널 〈사이언스〉 등에 연구성과를 발표했던 이 학교 김태국 교수(생명과학)의 당시 논문들에 중대한 ‘진실성 결함’이 발견돼 이런 사실을 논문을 실었던 저널 편집진한테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2005년 7월 〈사이언스〉에 ‘살아 있는 세포에서 분자 간 상호작용을 검출하는 자성 나노프로브 기술’을 발표했으며, 2006년 6월엔 〈네이처 케미컬바이올로지〉에 ‘새로운 인간 노화억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표했다.
이균민 생명과학과 연구진실성위원장은 “김 교수가 해외출장 중이라 직접 해명을 듣진 못했지만,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증거도 충분히 확보돼 서둘러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지난 12일 ‘논문 내용을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논문 공저자의 조사 요청을 접수한 뒤, 당시 논문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동저자 중 4명을 불러 조사했다. 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연구를 총괄했던 김 교수가 현미경 사진을 잘못 해석하고 실험 절차도 부적절하게 진행하는 등 연구부정을 저질렀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공저자 중 한 명이 논문 내용의 진위를 확인해달라고 제보했을 정도로, 김 교수가 연구를 총괄하면서 공저자 학생들은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카이스트 차원의 연구진실성위원회(위원장 양현승 연구처장)도 회의를 열어 중징계가 예상되는 김 교수한테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다. 카이스트 쪽은 김 교수가 지난해 학교 연구실에서 나온 지적재산권의 관리에 중대한 실수를 범해 6개월 정직징계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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