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통합대가 지난 1일 출범하는 등 대학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상주대와 통합한 경북대학교 전경. / 경북대 제공
1일 경북-상주대·전북-익산대·제주-제주교대 통합
‘통합대’ 15개로…경기·전남도 ‘통합 논의’ 다시 활기
‘저출산→신입생 감소’ 위기서 ‘시너지 효과’로 살길
‘통합대’ 15개로…경기·전남도 ‘통합 논의’ 다시 활기
‘저출산→신입생 감소’ 위기서 ‘시너지 효과’로 살길
통합 경북대(상주대)와 전북대(익산대), 제주대(제주교대) 등 3개 국립대가 지난 1일 새롭게 출범하는 등 대학통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통합한 부산대와 밀양대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여수대와 통합한 전남대 강정채 총장은 “통합 덕분에 취업 등 여러 지표들이 나아졌고 지역사회와 지역대학의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 졌다”고 말했다.
■ 30개 대학이 15개 대학으로=경북대와 상주대는 3일 통합 출범식을 경북대 본관 5층 중앙회의실에서 갖는다. 출범식 다음날인 4일에는 경북대 상주캠퍼스에서 현판식이 열린다.
통합 교명은 ‘경북대’로 학생 3만2천여명에 교수 1112명의 대규모 대학으로 재탄생했다. 입학 정원은 5033명으로 통합 전보다 102명이 줄었다. 대구 캠퍼스는 정보기술과 기계공학, 물리 및 에너지 분야를 육성하는 거점 캠퍼스로, 상주캠퍼스는 축산 바이오·생태환경 분야를 특성화 할 방침이다.
익산대와 통합한 전북대의 입학 정원은 4190명이다. 통합 전에는 입학정원이 전북대 3806명, 익산대 900명 등 4706명이었으나, 통합 후에는 516명이 감소했다.
제주교대와 통합한 ‘제주대’는 통합출범식은 갖지 않기로 했다. 일부 교대생들의 반발을 우려해 입학식도 교대와 제주대가 따로 한다.
이번에 6개 국립대가 3개대로 통합함에 따라 지금까지 통합 출범한 국립대는 전남대-여수대, 부산대-밀양대를 비롯해 모두 9개대로 늘었다. 사립대도 경원대·경원전문대 등 12개 대학이 6개 대학으로 통합했다.
■ 지역 대학 통합 논의 활기 띨 듯=지난해 일반대 전환 문제로 교수들의 반대에 부닥쳐 중단됐던 경기 안성 한경대와 평택 재활복지대 통합 작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두 대학은 경기도와 협의해 조만간 국립대 통합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구성원의 의사를 물어 연내에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광주·전남에선 순천대·목포대·목포해양대 등 국립대 5곳의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를 전망이다. 통합 논의가 3년째 지지부진한 충남대와 공주대의 통합도 다시 거론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의 통합 작업은 새정부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각각 해체해 오는 8월까지 완료하려던 두 대학의 통합 청사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 대학통합 왜 하나=정부가 대학통합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대학 신입생 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035년에는 대학 재학생 수가 현재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의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통폐합을 밀어부치는 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일부 대학이 성과를 내면서 대학 통합이 힘을 얻고 있다.
밀양대와 2005년 통합한 부산대는 통합과 함께 학부 입학 정원을 2004년에 견줘 16.9%(935명) 줄이고, 부산대와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학과 12개를 통폐합했다. 학부 통합 뒤 밀양캠퍼스의 입학생 성적이 올라가고 입학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순효과도 나타났다. 통합 전인 2005학년도 밀양대 신입생 충원율은 81.1%였으나 지난해는 98%대로 높아졌다. 전남대의 연구비 수주액은 2005년 890억원에서 통합 뒤인 2007년에는 1104억원으로, 순수 취업률은 2006년 47.7%에서 2007년 54.8%로 증가했다.
청주 과학대와 통합한 충주대 배영주 기획처장은 “취업률이 지난해 78%에서 올해는 80%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본다”며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전국종합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