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조사 뒤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 소환키로
김 변호사 “돈 전달 시기 따져보면 공소시효 아직 남아”
김 변호사 “돈 전달 시기 따져보면 공소시효 아직 남아”
이건희 삼성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6일 삼성의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사제단)이 5일 공개한 김성호(58) 국정원장 후보자, 이종찬(62) 청와대 민정수석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공개한 임채진(56) 검찰총장, 이귀남(57) 대검 중수부장, 이종백(58) 전 국가청렴위원장의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윤정석 특검보는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과 여러 가지 자료들을 취합해 불법로비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며 “김 변호사로부터 더욱 구체적인 진술을 받고 필요하면 사제단의 자료를 협조받아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곧 김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김 변호사가 직접 돈을 건넸다고 지목한 김성호 후보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가 직접 돈을 건넨 김 후보자의 경우 돈을 건넨 시기를 따져보면,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특검팀이 수사할 의지가 있다면 언제라도 출석해 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건넸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도 “돈을 건넨 김 변호사의 양심고백과 뇌물을 받은 당사자의 변명 가운데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신부는 7일 열리는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김 변호사가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출석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사제단 회의 결과, 청문회는 진실을 밝히는 자리가 아니라 정쟁의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김 변호사를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삼성화재 등 계열사 임직원 세 사람을 불러 차명의심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관리 의혹을 조사했다. 또 국제갤러리 관계자를 불러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63)씨가 비자금으로 값비싼 그림을 산 의혹도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5일 소환한 최광해(52) 전략기획실 부사장에게 이(e)삼성 주식처분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았고,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서도 참고인 진술조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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