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와 가족처럼 지내…지난해 경선 돕기도
26일 숨진 김재학(81)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은 1980년대 중반 초등학교 교장직을 정년 퇴직한 뒤 경북 구미 상모동의 생가 보존을 맡아왔다.
김씨는 박 전 대통령의 약 10년 후배로 어린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과 이웃에서 살면서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가 인근에 부인과 함께 살면서, 거의 날마다 박 전 대통령 생가에 출근해 찾아오는 방문객을 접견했다.
김씨가 관리한 생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17년 태어나 37년 대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한국전쟁 때 본채가 불탄 뒤 60~70년대 여러 번 신·개축됐다. 박 전 대통령이 공업단지를 시찰하거나 성묘를 하러 가는 길에 고향에 자주 들렀기 때문에 관리인을 두었다가, 80년대 중반부터는 김씨가 자원봉사로 근무해 왔다.
김씨는 생가보존회장으로 해마다 열리는 박 전 대통령 추모회를 주관해 왔으며, 육영수씨의 추모회에도 적극적 역할을 맡았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박 전 대통령 유족들은 김씨를 가족처럼 여길 정도로 친근하게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2월 삼일장학문화재단에서 주는 문화대상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는 당시 박 후보의 구미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 생가보존회 회원은 김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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