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서 현지 경찰한테 납치 위협을 받아 오던 교민이 행방불명되는 일이 발생했다.
수도 비슈케크의 한국공관 관계자는 2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교민 박아무개(41)씨가 1일 저녁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이곳 치안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친구 석아무개씨는 “실종 당일 경찰 11명이 차 두 대에 나눠 타고 갑자기 박씨가 운영하는 가게로 들이닥치는 것을 봤다는 이들이 있다”며 현지 경찰의 납치 의혹을 제기했다. 박씨는 10여일 전 총기 은닉 혐의로 경찰의 가택수색을 받았으며, 당시 경찰은 박씨의 여권을 빼앗은 뒤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총기를 숨긴 적이 없다”며 공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박씨를 협박한 경찰에 잘못이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관 쪽에 구두로 통보했다. 뒤이어 관련자 처벌 문제가 논의돼야 할 시점에 박씨가 실종됐다고 현지 공관 관계자는 전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경찰이 외국인 차량을 세워 돈을 강탈하는 사건이 빈발하는 등 경찰의 부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현지 주민들은 설명했다. 5년 전 키르기스스탄 여성과 결혼한 박씨는 지난해 4월 가족들을 데리고 현지에 정착해 피시방과 빵집 등을 운영해 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