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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판끝에 초등학교 졸업장 받는 수학영재 송유근군

등록 2005-04-20 18:42수정 2005-04-20 18:42

물리학전문서도 한번 붇들면 안놔요

“학교는 좋은데 학교 수업은 별로에요”

재판 끝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된 수학영재 송유근(8·경기 구리시 교문동)군은 1달 반이라는 짧은 초등학교 생활에 대해 알쏭달쏭한 소감을 털어놨다. 선생님과 5~6살 많은 6학년 형, 누나들과 함께 지낸 것은 재미있었지만 수업에서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과정이 송군에게 너무 쉬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한번 호기심이 발동하면 몇 시간씩 붙들고 늘어져야 성이 차는 송군에게 진도에 맞춰 40분마다 과목이 바뀌는 수업 방식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다섯살 수학공부 3달만에 미적분 풀어
한달반 학교생활…성에 안 차 그만둬
“새 지식 못채워줘 걱정” 부모 하소연

영재로서의 자질은 5살 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평범한 5살짜리 어린이처럼 송군도 구구단 정도는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도록 해야겠다는 어머니 박옥선(46)씨의 욕심에 이끌려 산수공부를 시작했다. 구구단을 시작으로 하루에 짧게는 5시간, 길게는 10시간 까지 수학책을 놓지 않았다. 17년 동안 학교 선생님을 지낸 어머니 박씨도 ‘신기하게 이해가 빠르다’는 생각을 들게 하더니 3달 만에 송군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인 미적분 문제를 풀어냈다. 영어로 된 물리학 전문서적도 한 번 붙들면 쉽게 놓지 않았다. 송군의 아버지 송수진(46)씨는 “유근이는 잘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않고 하루 종일 그 문제에만 매달린다”며 “우리 아이가 정말 영재인지 아직도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고집이 세고 엉덩이가 무거운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소송으로 늦어져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송군은 요즘 집에서 혼자 중학교 교과서와 참고서를 보며 공부하고 있다.

수학과 과학 쪽으로는 영재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송군도 8살짜리 어린이다. 만화영화를 좋아하고 또래 친구들과 밖에 나가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기도 한다. 밤이 되면 꼭 베개를 들고 엄마, 아빠 사이를 파고들어 잠을 청한다. “창피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혼자 자면 무섭다”며 수줍어하는 송군은 어쩔 수 없는 8살짜리 늦둥이 외아들이었다.

송군의 부모는 “유근이가 예전에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자주 물어봤는데 요즘에는 엄마, 아빠가 대답을 못해준다는 걸 아니까 거의 질문을 하지 않는다”며 “아이는 자꾸 새로운 것을 원하는데 우리가 그것을 채워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은 ‘아이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꿈과 희망을 채워주는 학교와 교육제도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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