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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우 농가들 ‘뿔났다’

등록 2008-04-20 20:23

미국 쇠고기 개방 합의로 가격폭락 조짐
“광우병 감염되면 책임 질거냐”

한국과 미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개방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 한우농가들은 20일 가격 폭락 걱정과 함께 분노로 들끓으며 정부의 근본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북 군위군에서 소 90마리를 키우고 있는 홍필상(48)씨는 “세계 곡물시장 위기로 사료값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값싼 미국산 쇠고기까지 마구 들어오면 소값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나처럼 소만 주로 키우는 사람은 버틸 수가 없다”며 망연자실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이 지난 18일 미국산 쇠고기의 사실상 전면 개방에 합의한 이후 산지 소들의 출하증가와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경북 경주 안강가축시장에선 한우 600㎏짜리 암소 58마리가 출하됐다. 닷새 전(14일) 41마리보다 17마리가 더 나온 것이다. 거래 두수도 30마리로 닷새 전 24마리보다 6마리가 더 거래됐다. 반면 가격은 451만2000원으로 닷새 전 465만6000원보다 14만4000원(3%) 떨어졌다. 수송아지의 거래가격은 163만원으로 닷새 전 187만원보다 24만원(12.8%) 떨어졌다.

한우농가들은 “정부가 국가의 이익을 위해 한우사육농가를 제물로 삼았다”며 정부를 집중 성토했다. 정호영(55) 전국한우협회 경남울산지회장은 “애초 쇠고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의 전제조건이 아니었는데 정부가 보완 대책없이 졸속으로 타결지었다”며 “뒤통수를 친 정부에 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생존권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권 전국한우협회 나주시 지부장은 “광우병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가 마구 들어와 우리나라 사람과 소가 광우병에 감염되고 확산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국내 밀 농가가 몰락한 뒤 20~30년이 지난 뒤 밀 수입가격이 폭등한 것처럼 한우농가가 붕괴되면 언젠가는 쇠고기도 식량 무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재(63) 강원도 횡성축협조합장은 “정부는 쇠고기시장 개방 이전에 한우농가들이 손실을 차츰 줄여나갈 수 있도록 몇 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줬어야 했다”며 “정부는 국내 한우시장 개방의 댓가로 얻게 되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한우사육농가의 손실보전에 사용하는 등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우농가들은 곧 지역별 대책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24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울산 춘천 대구/김광수 김종화 박주희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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