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안영길)는 박아무개씨가 “지속적인 욕설로 더 이상 결혼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며 남편 김아무개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남편 김씨는 자신이 진 빚을 갚아주면서 육아·가사를 맡고, 시부모님까지 모셨던 박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망정 혼인기간 내내 심한 욕설을 했다”며 “오랜 기간 반복되는 욕설은 상대의 정신을 황폐화시킨다는 점에서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이혼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0살 된 아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박씨를 지정하면서, 김씨는 박씨에게 부동산의 절반에 대한 소유권과 8500만원, 2019년까지 매달 양육비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씨와 1999년 결혼한 김씨는 습관적으로 아내에게 심한 욕을 했다. 심지어 아이가 보는 공공장소에서도 여성 신체를 빗댄 욕 등을 해 모멸감을 줬다. 김씨는 “앞으로 절대로 욕설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까지 쓴 남편의 욕설이 계속되자 친정으로 옮긴 뒤 이혼 소송을 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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