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감염 의심 환자 발생 과정
검진의 “작업전 증상 있었고 폐렴구균 확인”…1~3주뒤 최종확진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된 조아무개(22) 상병은 폐렴 원인 균인 폐렴구균과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고열·기침 같은 증상은 폐렴구균 때문에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2일 질병관리본부는 조 상병의 가래 등에서 폐렴 원인 세균인 폐렴구균이 검출됐으며,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항원 일부도 나왔다고 밝혔다. 세균과 바이러스에 모두 감염된 증거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증상인 고열·기침 등은 세균에 감염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로는 △살처분 작업 전 기침·두통·열 등의 증상이 있었고 △세균 검사에서 폐렴구균이 확인됐으며 △항생제 치료 뒤 빠르게 호전된 점 등을 꼽았다.
조 상병은 지난 17~18일 전북 순창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오리 등을 거둬 땅에 묻는 작업에 참가했다가 20일 고열·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에 옮겨졌다.
조 상병을 21일 직접 진찰한 박승철 삼성의료원 건강의학센터 교수는 “환자가 항생제 치료 뒤 거의 정상으로 호전됐다”며 “이후 검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더라도, 환자가 빠르게 호전된 점을 보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고병원성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곧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것은 아니며, 대규모 전염병 등이 생길 조짐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세균성 폐렴 증상을 보인 상태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또 들어온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고열 등의 증상이 있어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로 분류했지만, 현재처럼 증상이 모두 없어지고 바이러스 감염의 잠복기인 2~10일 뒤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면 ‘불현성 감염’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1~3주 뒤 결과가 나올 검사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네 배 이상 크게 늘면서, 환자의 폐렴이 다시 악화되거나 호흡이 어려운 상태 등에 빠진다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진단이 바뀔 수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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