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이 “명절에 돌렸다” 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주현)는 대기업 계열 자동차 부품회사인 ㅎ사가 공무원들에게 명절 ‘떡값’을 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조사에 들어갔다고 24일 밝혔다.
검찰과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ㅎ사 전 직원 장아무개(38)씨는 공무원들의 이름과 직책, 액수, 선물 종류 등이 적힌 리스트를 공개할 수 있다며 회사에 10억원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최근 서울 서초경찰서에 구속됐다. 장씨는 지난해 11월 ‘2003년 추석, 2004년 설 하례 안’이라는 제목이 적힌 이 리스트를 회사에 전자우편으로 보내면서 “삼성의 경우를 보지 않았느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지도 모른다.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과 이야기가 됐다”는 협박성 문구도 적었다. 전자우편에는 6~7급 공무원 20여명의 이름과 ‘3’(30만원), ‘5’(50만원) 식으로 액수가 적혀 있었다. 장씨는 ㅎ사의 신고로 이달 초 붙잡혔다.
지난 14일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장씨가 제시한 ‘떡값 리스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문제의 문건을 만든 ㅎ사 직원을 23일 불러 조사했다. 이 직원은 그러나 “‘안’으로 작성한 것은 맞으나, 돈이 집행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리스트에 오른 공무원들을 조사할 예정이나, 회사 쪽이 부인하고 있고 문건에 나오는 ‘떡값’ 액수가 30만~50만원으로 적다는 이유 등 때문에 모두 소환조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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