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서명운동·출근 저지에 일부선 “명분없다“ 반박
한국방송 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의 정연주 사장 퇴진운동을 두고 <한국방송> 내부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방송 노조는 지난 22일 ‘방송구조 개편 대응 등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적자경영과 수신료 인상 실패 등의 책임을 물어 정 사장 퇴진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노조 충북지부장을 지낸 청주방송총국 편성제작팀 심웅섭 프로듀서는 지난 25일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사장 퇴진운동 명분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현재 노동조합에서 추진하는 사장 퇴진 운동은 문제가 있다”며 여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정 사장은 능력과 성과를 떠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추천을 맏아 임명된 사장이며 △적자경영과 수신료 인상 실패는 정 사장 책임만으로 보기 어렵고 △법치국가에서 법으로 보장된 임기를 조합원의 여론만으로 단축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장 퇴진 후 노조가 제시하는 청사진이 없고 △경영위기와 정체성 논란은 정 사장 개인 때문이 아니라 한국방송 구성원 모두의 숙제이며 △사장 퇴진은 방송의 독립성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한국방송 기자협회장을 지낸 손관수 기자는 지난 23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더 이상 무슨 서명이 필요하단 말입니까?’라는 글에서 “한국방송 노조가 일관성 없고 진정성을 의심받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합이) ‘반정연주’면 어떤 논리라도 좋다는 편의주의에 기대고 있다”며 “정 사장 퇴진만이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지금 즉각 출근 저지투쟁에 나서야 최소한의 논리가 보장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손 기자의 이런 주장에 대해 직원 김아무개씨는 댓글에서 “특정인 비호는 변화된 환경의 새로운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면서 “누가 뭐래도 용도 폐기는 빠를수록 좋아요”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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