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준 외교부차관보, 중국대사 불러 항의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유학생 등 중국인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며 폭력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28일 중국 쪽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닝푸쿠이 중국대사를 만나, 지난 27일 일부 중국 청년들이 성화 봉송 행사 과정에서 과격 행동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닝 대사는 일부 중국 청년들이 과격 행동을 하고, 이 과정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 등이 다친 데 대해 유감과 위로의 뜻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닝 대사는 이어 “유학생을 포함한 모든 중국인은 한국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양국 국민이 서운한 마음을 가지지 않도록 양국 정부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태영 대변인은 “대사를 불러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외교에서 강한 의사 표시”라고 말했다.
‘기독교사회책임’ 등 예순세 단체로 꾸려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저지 시민행동’(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행사장 주변에서 합법적인 집회을 하던 시민행동 회원들에게 중국인 시위대가 돌·물병 등을 던지고, 여성회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행동은 “중국 유학생들은 폭력행위를 반성·자숙하고, 한국인들은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성화봉송 반대 시위대에 이물질을 던진 혐의로 현장에서 붙잡힌 중국 유학생 진아무개(21)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프라자호텔 안에서 전경을 때린 사건에 대해서는 폐쇄회로 화면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진상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다른 집회·시위 사건과 같은 비중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원칙적인 대응 태도를 밝혔다.
이제훈 김성환 기자 nom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