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초선들, 현장 찾아 민심읽기 한창
수도권의 초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선거가 끝난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운동화를 벗지 않고 있다. 당선사례 명목으로 선거 직후 며칠 정도 지역구를 돌던 과거 관례와 다르다. 아예 새로이 지역구 다지기를 하겠다는 각오로 다양한 유권자 공략방안까지 짜내고 있다.
신계륜 전 의원, 조순형 의원 등 야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몸담았던 서울 성북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의 김효재 당선인은 ‘민원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18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에 지역의 급한 개발 민원을 우선 챙기겠다고 다짐한 김 당선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지역구 내 30여곳이 넘는 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를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면담 결과를 상세히 기록해 구청 쪽과 논의한 뒤 다시 주민들과 만나 민원 해결 여부를 알릴 계획이다.
낮은 인지도 때문에 선거 초반 지역의 터줏대감격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과 지지율 격차가 많이 벌어져 고전했던 강승규 한나라당 당선인(서울 마포갑)은 여전히 얼굴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이 짧아 미처 얼굴을 마주치지 못했던 주민들을 찾아 하루 대부분을 지역구를 돌며 인사 하는 데 쓰고 있다. <와이티엔> 기자 출신인 김영우 한나라당 당선인(경기 포천·연천)은 ‘현장 취재형’이다. 그는 지역구에서 열리는 큰 행사 보다는, 이장·면장·농협 조합장들의 도움을 받아 마을 단위의 작은 행사들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편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개발 규제가 많은 한탄강유역 주민들을 만나거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피해를 입게 될 축산농가를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듣는다.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은 새 얼굴이 많은 반면, 통합민주당은 김희철(서울 관악을), 백재현(경기 광명갑) 당선인 두 명 뿐이다. 그러나 각각 관악구청장, 광명시장 출신인 이들은 지역 사정을 훤히 꿰뚫는 ‘초선 아닌 초선’이어서 발품 팔아 얼굴을 익히기 보단 지방자치단체장의 경험을 의정활동에 연결시키는 방법을 찾는 쪽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희철 당선인은 “구청장하면서 미처 매듭짓지 못했던 난곡 경전철사업, 도림천복원 사업 등의 추진 현황을 꼼꼼이 확인하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 이를 마무리지을 구체적인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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