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나온 한 어린이가 촛불을 든 채 집회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고교생 자발적 참여 놀라워”
일부 “감정적 시위” 반응도
일부 “감정적 시위” 반응도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볼까?
3만여명이 참여한 촛불시위가 있었던 지난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이를 지켜보던 외국인들을 어렵잖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아름다운 은하수를 보는 것 같다”는 인상 비평에서부터 “한국만의 새로운 시위 문화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독일인 유학생 베라(21·서울대 교환학생)는 “국가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희생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이곳에서 시민 수만 명의 힘과 응집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도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로 시위를 많이 하는데, 많은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을 여행 중이라는 캐나다인 제니 본(37)은 “촛불시위가 문화축제처럼 보인다”며 “시위가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이뤄지니까 힘이 있어 보이고, 시민들의 마음이 충분히 나에게 와 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 언론에서는 누군가의 조작으로 중·고등학생들을 선동한다고 보도했는데,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며 “시민들과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걸 보니, 중·고등학생들도 같은 뜻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미국인 스콧 버거슨은 “지금껏 닫힌 시장이었던 한국이 여전히 시장 개방을 거부하는 것 같다”며 “이번 시위는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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