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15일 김우중(72)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그룹 퇴출을 막기 위한 정치권 로비를 맡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정보시스템 대주주 조풍언(68)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2006년 3월 전환사채 203만주를 헐값인 액면가(주당 5천원)에 중국계 회사인 ‘글로리초이스 차이나’에 넘겨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고, 이 거래로 글로리초이스차이나는 지난해 11월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가 됐다. 검찰은 조씨가 경영하는 홍콩케이엠시(KMC)가 보유한 대우정보시스템 지분이 김 전 회장이 명의신탁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오는 등, 최대주주 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이자 조씨가 자신이 만든 종이회사(페이퍼 컴퍼니)인 글로리초이스 차이나에 지분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글로리초이스차이나가 전환사채를 사들인 101억여원의 출처를 조사하는 한편, 최근 대우정보시스템 감사 김아무개(68)씨가 법원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숨겨둔 케이엠시의 대우정보시스템 주권 163만주를 압수했다.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감사에 대해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에 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대검 관계자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 전 회장을 수차례 방문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국민의 정부 시절 대우그룹의 퇴출을 막기 위한 정치권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남일 박현철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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