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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남 재력가 80일간의 납치극…범인은 대학 동창

등록 2008-05-21 19:02수정 2008-05-21 23:09

50대 재력가 80여일간의 피랍사건 개요 [클릭하면 확대]
강남 재력가인 친구 감금·협박 100억대 뜯어
은신처 옮겨다니며 마약까지 투여 신고 막아
1천억원대 재력가인 대학 동창을 납치·감금해 100여억원을 뜯어낸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1일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김아무개(53)씨를 납치해 80여일 동안 감금·위협해 1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인질강도 등)로 김씨의 대학 동창 이아무개(53)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김아무개씨 등 공범 7∼8명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3월1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김씨와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2차를 가자’며 공범 김씨의 벤츠 승용차를 타고 이태원 방향으로 이동하다, 한남동 인근에서 ‘음료수를 사오겠다’며 차를 세운 사이 김씨를 제압해 납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20일까지 80여일 동안 김씨를 감금한 상태에서, 김씨의 부동산을 담보로 78억원을 대출받고 예금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금과 예금은 지난 4월12일 피해자 김씨 명의의 법인 계좌에서 공범 김씨의 통장으로 이체됐고, 이 가운데 10억원이 동창 이씨의 계좌로 입금됐다. 김씨는 강남 일대에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재력가이며, 대학 동창인 이씨는 가족 없이 혼자 사는 김씨의 서울 도곡동 아파트에서 수개월 동안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들은 김씨를 놓아주기 3~4일 전부터 마약을 투여하고 “너도 마약사범이 됐으니 경찰에 신고를 해도 같이 붙잡힐 것”이라고 협박해 경찰 신고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김씨의 여동생과 건물관리인 등에게 가끔 안부전화를 하도록 해 의심을 피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지난 12일 ‘아침에 전화를 하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몇 주째 오전에 전화가 온다. 전화 내용도 평소와 달라 이상하다’는 김씨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김씨 명의로 78억원의 거액이 대출된 사실을 지난 16일 확인하고 납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씨는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 등으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지난 20일 자수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김씨를 유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 납치·협박 과정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김씨는 20일 풀려나 자신의 집에 머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피해자 김씨의 눈을 가린 채 자주 장소를 옮겼으며, 강남 일대 호텔과 천안 등지를 돌아다니며 추적을 피했다”며 “피해자가 어느 곳에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치밀하게 감금 상태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남 일대를 탐문하다 서울 논현동 한 호텔에서 피해자 김씨의 베엠베(BMW) 승용차를 발견했다.

범행에 가담한 공범 7∼8명 가운데 한 명은 지난 15일 필리핀으로 출국한 상태이며, 경찰은 다른 공범 6명을 출국금지하고 이들의 신병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가로챈 100여억원 가운데 현금 14억원을 회수했으며, 나머지 돈의 흐름도 추적 중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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