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울주의회, 재협상 결의문…부평구 “구내식당에 국내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총동원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국민의 반발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정작 지방자치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거나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 19일 제24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도의원들은 “비공개적이고 졸속으로 진행된 이번 협상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뼈를 포함해 연령 제한 없이 수입을 허용하겠다는 결정을 담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협상에 해당하는 만큼 정부는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의회는 이와 함께 졸속협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해임과 함께 “국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위해 광우병 안전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울산 울주군의회도 21일 임시회를 열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한나라당 서유규(54) 의원이 발의했으며, 전체의원 10명 중 9명이 한나라당 소속인데도 통과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천시 부평구는 지난 21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안전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앞으로 미국산을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또는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 등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부평구는 이날 구의회 시정질의에서 구청 구내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식재료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는지”를 묻는 전현준 의원의 질의에 서면을 통해 이렇게 답변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쇠고기 산지를 증명할 수 있는 ‘도축증명서’를 확인해 식단을 구성하겠다”며 “정부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산시의회와 중구의회는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한-미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문을 냈지만 대다수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부해 결의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또 경기 성남시의회도 지난 21일 민노당 소속 심현경 의원 등 시의원 13명이 낸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천 울산 전주/김영환 김광수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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