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다문화 전도 인형’ 든 타이 주부

등록 2008-05-23 18:30수정 2008-05-24 01:37

최티파팍(34·사진)
최티파팍(34·사진)
결혼이민여성 7명 등과 시골학교 돌며 인형극
“할머니, 내일 운동회인데 아빠가 못 오신대.” “엄마는 어쩌고?” “엄마는 싫어. 같이 가면 애들이 흉본단 말야.”

23일 대구시 동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경북도가 연 2008 제1차 어울림 정책포럼에서 특별한 인형극이 공연됐다. 결혼이민여성과 한국 주부들이 함께 만드는 인형극 <감자 먹는 사람들>이었다.

학교 운동회에 필리핀 출신 엄마가 오면 친구들이 흉볼까 걱정하는 아이를 조부모가 설득하는 등 다문화가정의 애환을 담은 인형극이다. 감자가 외국에서 들어왔지만 소중한 존재이듯 필리핀에서 시집온 엄마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이 끝나자 인형 뒤편에 있던 진짜 연기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태국에서 온 최티파팍(34·사진)씨는 동료들과 함께 지난달 11일부터 벌써 40여 곳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에서 인형극을 공연했다.

티파팍은 태국에서 편의점을 경영하다 손님으로 온 남편과 열애에 빠져 2006년 10월 결혼해 한국에 왔다. 하지만 추운 날씨보다 더 어려운 건 언어 장벽과 친구가 없는 외로움이었다. 지난해부터 결혼이민자 지원센터가 있는 구미지역사회단체 ‘아름다운 가정만들기’를 찾아 함께했다. 그해 11월, 이 단체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름다운 극단’이란 인형극단을 창단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한 것이다. 아름다운 극단은 한국인 주부 5명과 중국ㆍ몽골ㆍ베트남ㆍ필리핀ㆍ태국 등 결혼이민여성 8명 등 모두 13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도내 각 시군을 돌며 인형극을 상연하고 극이 끝난 뒤에는 저마다 자기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문화도 소개하고 있다. 한 주에 세번, 하루 두 차례 공연을 위해 경북의 오지로 차를 달린다. 아침 7시30분에 출발해 해질 무렵에 돌아오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고단하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떠올리면 피로도 잊고 또 길을 나선다.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는 티파팍은 “나중에 우리 아이가 태어나 혹시 차별받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인형극을 통해 어린이들이 다문화 가정과 자녀들을 친밀하게 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극단은 더 많은 나라 출신의 외국인 주부들을 모집하고 있다.(054)464-0545.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