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풍언씨 구속 기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3일 김우중(72)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그룹 퇴출 저지를 위한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이 빼돌린 443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526억원)를 송금받아 대우정보시스템 등을 인수한 뒤 법원의 가압류 등을 피하기 회사 전환사채를 헐값에 팔아넘긴 혐의(강제집행면탈 등)로 재미 사업가 조풍언(68)씨를 구속 기소하며 이렇게 밝혔다.
검찰은 조씨한테서 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김 전 대통령의 장남 홍일(60)씨 대신 그의 보좌관 등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 쪽이) 당시 영향력 있는 측근에게 로비를 했는지 이런 저런 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수사는 로비 의혹과 김 전 회장의 은닉재산 추적,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근 김 전 회장이 세웠던 유령회사인 ‘퍼시픽 인터내셔널’이 소유했던 베스트리드리미티드코리아(옛 대우개발) 사무실과 경기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베스트리드리미티드코리아는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대주주이며, 아도니스 골프장은 둘째아들 선협씨가 사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2005년 “대우그룹 퇴출 저지 로비 의혹을 조사했지만 조씨가 외국에 체류해 있다”며 내사를 중단했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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