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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충환 의원, ‘동네 촛불문화제’ 불당겼네

등록 2008-06-04 19:53수정 2008-06-05 14:16

김 의원, ‘쇠고기’ 항의한 지역 주민 검찰에 고소해
강동구 보궐선거 한나라 패배…“엑스맨 역할 했다”
 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동구 명일동 이마트 앞 광장에 구민 1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서울광장 촛불집회에 가지 못한 주민들이 뜻을 모아 ‘동네 촛불문화제’를 연 것이다. 이 촛불에 불을 당긴 사람은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지난 1일 오후 5시께 김진화(32)씨는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명일동 이마트 앞을 찾았다. 때마침 이곳에선 나경원·김충환 의원 등이 참석한 보궐선거 유세가 한창이었다. 김씨가 연설중인 나 의원한테 “쇠고기 문제나 똑바로 해결하라”며 항의를 하자, 김 의원 쪽 수행원들이 김씨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김씨는 유세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김씨가 이런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자 누리꾼들의 ‘넷심’은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2일 포털 네이버의 순간 검색어 순위에는 ‘김충환 의원 폭행’이 한때 1~2위를 넘나들었다. 한나라당 누리집에는 시민들의 항의 댓글이 빗발쳤다. 김 의원 쪽은 보도자료를 내어 “김씨가 연설자를 물리적으로 위협하고 소리를 질러 연설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며 “유세차가 이동하는 것조차 가로막아 이를 제지하자 김씨가 오히려 폭력을 행사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지역 구민이 쇠고기 문제에 항의를 하면 대화로 설득하면 될 일”이라며 “유권자의 의사표현을 물리적으로 제지해 놓고 마치 무례한 취객 취급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지난 3일 명예훼손과 폭행 등의 혐의로 김 의원과 수행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강동구 광우병 감시단은 지난 3일 김 의원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촛불집회를 제안했다. 이 단체의 이주현 집행위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문제가 발단이 됐으니 이 기회에 지역 단위의 촛불집회를 열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집회에서 쇠고기 수입반대 의견과 함께 지역구 의원의 대표 자격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국 강동구민들은 한나라당의 손이 아닌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4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박명현 후보를 누르고 통합민주당 이해식 후보가 당선된 것. 선거결과가 발표되자 김 의원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많은 누리꾼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김 의원의 폭행 사건이 강동구 표심을 한나라당으로부터 떠나게 했다며 게시판에 “확실히 ‘엑스맨(오히려 남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을 뜻함)’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동구민 마음을 움직여줘서 고맙다”, “덕분에 한나라당이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했다” 등 비꼬는 글들을 남겼다. 어떤 누리꾼은 “이제 사람들의 눈과 귀가 밝아져, 예전의 특권의식·권위의식으로는 국회의원 잘 할 수 없다”며 “시민과의 소송도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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