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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길거리 콘서트…영화 상영…‘저항의 난장’은 계속된다

등록 2008-06-06 20:03수정 2008-06-07 01:41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①‘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인 6일 밤 새시대예술연합 회원들이 서울광장 주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닭장차 투어’를 시켜주고 있다. ②6일 새벽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린 ‘즉석 난타 연주회’ ③6일 오전 세종로에서 밤샘농성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 ④6일 새벽 광화문에서 텐트 농성을 하는 시민들. ⑤5일 밤 광화문 네거리 전경 버스 창으로 채증사진을 찍고 있는 전경. 이정용 김정효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①‘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인 6일 밤 새시대예술연합 회원들이 서울광장 주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닭장차 투어’를 시켜주고 있다. ②6일 새벽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린 ‘즉석 난타 연주회’ ③6일 오전 세종로에서 밤샘농성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 ④6일 새벽 광화문에서 텐트 농성을 하는 시민들. ⑤5일 밤 광화문 네거리 전경 버스 창으로 채증사진을 찍고 있는 전경. 이정용 김정효 김명진 기자 khtak@hani.co.kr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둘쨋날 이모저모
경찰버스에 ‘물총세례’…민노의원엔 ‘사인공세’
삼삼오오 밤샘 토론회…흐트러짐 없는 ‘소풍’

6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을 둘러싼 알록달록한 텐트마다 새하얀 ‘해고 통지서’가 나붙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해고한다’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명의의 통지서였다. 통지서에는 “주주총회 결과, 회사를 말아먹기 전 해고를 결의하고, 가결되어 서면으로 통지합니다. 아울러 딴나라당의 해체와 홍보팀 조·중·동, 불법입국자로 판명된 뉴라이트의 해고와 강제출국 사실도 전달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를 읽으며 박장대소했다.

‘72시간 국민행동’ 이틀째인 이날 낮, 서울광장은 놀이와 풍자, 웃음이 범벅이 된 한바탕 축제마당이었다. 정권에 반대하는 운동의 엄숙함은 사라졌고, 분노는 해학과 풍자로 승화됐다. 소풍 나오듯 참가한 가족과 대학생, 직장인들은 얼굴을 몰라도 서로 통했다. 광장의 시민들은 “지난 100일 동안 뭐 하나 재미있는 일이 없더니만, 이제야 대통령께서 이런 재밌는 판을 벌여 주셨다”며 웃었다.

시민들은 ‘시위용 소품’을 스스로 마련해 와 ‘축제’에 참여했고, 싸들고 온 음료수와 김밥 등도 나누었다.

만화가들도 펜과 종이를 들고 나와 축제의 흥을 돋궜다. 우리만화연대 등에서 나온 만화가 20여명은 광장 한쪽에 책상을 놓고 시민들에게 캐리커처와 ‘광우병 송아지와 쥐’ 등의 만화를 그려 나눠줬다.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은 “젊은이들이 이렇게 자기 목소리를 당당히 내고, 각자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모이는 모습이 즐겁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단체 모꼬지를 온 듯했다. 10여명씩 둘러앉은 소모임이 수십 개에 이르렀고, 이들이 일어나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는 직장인과 아이들도 마냥 즐거워했다. 질세라 너댓 살 아이들도 나와 동요를 부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대학생들이 조그마한 물총을 가져와 경찰버스를 향해 ‘물대포 공격’을 벌이는 장면도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민주노동당이 설치한 천막 앞에서는 권영길·강기갑 의원이 몰려든 시민들한테 사인 공세를 받았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대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참여연대는 이날 밤 광장에서 밤을 새우는 시민들을 위해 <식코> 등의 영화를 상영했다.

축제의 중심인 서울광장에서 서울시가 주최한 스쿼시 대회도 차질없이 진행됐다. 전날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이 광장을 선점하자, 시민들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란 노래로 답했다. 수행자회 소속 회원들이 철수하면서 벌어진 승강이로 축제가 한때 가라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책회의 간사 천아무개씨가 어깨 탈골을 당했으며,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 이아무개(26)씨는 코뼈가 부러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설아무개 변호사도 팔을 다쳤다.


술도 등장했으나 질서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며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다. 예비군복을 입은 예비역과 대학생들은 대형 쓰레기 봉투를 들고 시위대를 따라다니며 자리를 정리했다.

6일 낮 서울광장에 나온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지금 광장을 떠도는 웃음은 예를 들어, 권위 없는 교사가 폼을 잡으면 학생들 사이에서 킥킥대는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억압됐던 욕망이 10대들에서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해, 이제는 그 유쾌함이 기성세대들에게까지 전염돼 새로운 놀이판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72시간 릴레이 농성’ 사흘째인 7일에는 오후 3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행사가 시작된다. 저녁 7시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 문화제가 열린다. ‘헌법 1조 길거리 특강’, ‘종로에 쥐덫 놓기’, ‘심야 영화상영’ 등 각종 행사도 예정돼 있다. 릴레이 농성 마지막 날인 8일에도 저녁 7시 촛불 문화제가 예정돼 있다. 석진환 황춘화 송경화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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