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제안한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인 6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네거리까지 도로를 가득 메운 15만여 시민들이 촛불을 치켜든 채 ‘고시 철회, 전면 재협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책회의 “대통령발언 또 국민감정 불질러”
미8군부대앞 500여명 “버시바우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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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디딜 틈이 없었다. 서른 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6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1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래 최대 인원이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청앞 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저녁 8시께 시청 앞 광장은 물론 소공동과 을지로, 광화문 네거리 일대를 가득 메웠다.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이 광장을 빠져나가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날 저녁 부산·대구·광주 등에서도 일제히 촛불집회가 열렸다. 10일로 예정된 ‘100만 촛불 대행진’을 앞두고 연일 최대 규모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이번 주말은 ‘쇠고기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시민들은 저녁 8시30분께부터 세 갈래로 나뉘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2만여 시민들이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려다 경찰에 막혀 대치했으며, 나머지 시민들은 서울역과 명동 방향으로 행진했다. 서울역 방향 시위대 1만여명은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으로 행진해 “어청수 경찰청장 구속”을 외쳤다. 행진은 밤 늦게까지 계속됐으며, 청와대 방향으로 가려던 시민들은 안국동 한국일보사 앞과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밧줄로 경찰버스를 끌어내려 시도하는 등 경찰과 맞섰다. 신문로 새문안교회 앞에서도 시민 1천여명이 경찰과 대치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일부 시민들이 다쳤다. 하지만 대부분은 광화문 네거리와 시청 앞 광장에서 평화적으로 ‘72시간 릴레이 시민행동’ 두번째 날을 보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한용진 공동상황실장은 “대통령이 재협상이 없다고 해 국민 감정에 또 불을 질렀다”며 “청와대 비서관들을 교체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전면 재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국민들의 강력한 퇴진 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서울광장을 차지했던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은 이날 저녁 7시께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과 시민들이 몸싸움을 벌여 시민 3명이 다쳤다. 수행자회 회원 10여명도 경찰에 연행됐다.
길윤형 최현준 노현웅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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