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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건희 전 회장 “주변 돌아보는데 소홀”

등록 2008-06-12 20:59수정 2008-06-13 09:57

13년 만에 다시 법정에 = 경영권 불법 승계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돼 1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12일 오후 첫 공판을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 승강기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3년 만에 다시 법정에 = 경영권 불법 승계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돼 1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12일 오후 첫 공판을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 승강기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3년만에 같은 법정에…조 특검과는 눈길 피해
12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 민병훈 부장판사 양옆으로 박종열·오현석 판사가 배석했다. 조준웅 특검과 윤정석·조대환·제갈복성 특검보 맞은편에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변호인단이 자리를 잡았다. 뒷줄에는 김홍기 전 삼성에스디에스 사장 등 피고인 5명이 앉았다. 이 회장은 13년 전에도 불구속 기소돼 같은 법정에서 수의를 입은 노태우 전 대통령 바로 옆에 서야 했다. 그는 피고인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라는 재판장의 지시에 앞의 6개 번호 대신 “42년생 1월9일”이라고 답하고는 나머지 7개는 “천×××, ×××”라고 4자리, 3자리씩 끊어 읽었다.

이 회장은 변호인의 설명이 길게 이어지는 동안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때때로 몸을 앞으로 숙여 목을 길게 빼고는 변론을 하는 변호인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기도 했고 재판이 길어지자 사탕처럼 보이는 음식을 조심스레 먹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앞서 준비해 온 모두진술을 특유의 낮고 더듬거리는 말투로 읽어 내려갔다. 그는 “지난 20년간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왔고, 지금 와서 보니 주변을 돌아보는 데 소홀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스스로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거액의 현금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 등을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고, 이를 헤아리지 못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투명경영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솔선수범을 해야 하는데 최근까지 차명계좌를 관리해온 것도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준비된 서류를 1시간 가까이 읽어가며 무죄를 주장했다.

법정 안은 180여명의 취재진과 삼성 관계자 등으로 가득 찼다. 법원 밖에서는 엄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진보신당 관계자들이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이에 항의하는 노인 50여명이 진보신당 관계자들을 둘러싸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 좌석 뒤쪽에 각각 텔레비전 화면과 스크린을 설치하고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과정을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으로 설명하는 등 국민적 이목이 쏠린 재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오후 1시30분에 시작된 공판은 한 차례 휴정을 거쳐 오후 7시30분에야 끝났다.

김남일 박현철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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