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경찰서가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 유물 발굴 과정에서 빼돌려진 고려청자 사자향로(맨 앞) 등 문화재 19점을 회수해 24일 오전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보급 19점 물속에서 슬쩍
10억원에 팔려다 덜미 잡혀
10억원에 팔려다 덜미 잡혀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물 발굴 작업을 하다 고려청자 등 문화재 19점을 빼돌린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잠수부 최아무개(41)씨를 구속하고 운반·판매를 알선한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7∼10월 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 앞바다에서 문화재청이 주관한 유물 발굴 작업에 잠수부로 참여하면서 국보급인 고려청자 사자향로 등 문화재 19점을 빼돌려 10억원을 받고 팔아넘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다른 잠수부들보다 조금 일찍 물에 들어가 최상품만을 골라 발굴 현장에서 20∼30m 떨어진 해저에 묻어뒀다가 발굴 작업이 끝난 뒤에 유물을 건져내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가 이전에도 문화재 수중발굴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많아 최상급의 문화재들을 골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가 빼돌린 유물은 청자 사자향로, 음각앵무문 대접 등으로, 12세기 고려시대 강진 지역에서 왕실의 혼수품으로 생산된 최고급 청자인 것으로 감정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압수된 유물 중 청자 사자향로는 국보급 문화재로 현재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 전시된 것보다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경찰은 “‘원래 빼돌린 청자가 21점이었는데 두 점은 운반하는 과정에서 깨졌다’는 진술도 있었다”며 “이미 밀매매한 문화재가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국정원 국제범죄정보팀으로부터 고려청자가 국외로 밀수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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