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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설정보지 첫 ‘철퇴’…제작업체 대표 둘 구속

등록 2005-04-26 19:15수정 2005-04-26 19:15


현직 교수까지 한패 “공공기관도 사봤다”

“10여 업체한테서 광고 출연 섭외를 받다가 갑자기 모두 취소됐습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제가 성병에 걸렸다는 등, 사생활에 대한 악의적인 헛소문이 퍼졌기 때문이었습니다.”(한 유명 여가수)

“30년 동안 일하던 기관에서 사장 후보로 추천됐는데, 이성 관계에 관해 사설 정보지에 오른 허위사실 때문에 낙마했습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한테도 그 소문이 알려져,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한 공기업 퇴직 임원)

사설 정보지(속칭 찌라시)가 퍼뜨린 거짓정보 때문에 명예를 크게 훼손당했다는 피해자들이 경찰에서 털어놓은 얘기다.

정보기관 처장급 출신도

연예인이나 정치인, 기업인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정보를 퍼뜨려온 사설 정보지 제작업체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많게는 수십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형 정보지 업체들이 꼬리를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6일 정보지 업체를 차려 연예인 등의 사생활 등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로 ㅎ리서치 대표 이아무개(47)씨와 ㅅ데일리 대표 전아무개(46)씨를 구속했다. 또 두 회사 편집장 등 직원 5명을 불구속으로 입건했다.

이씨는 2000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정·관·재계 유력인사와 유명 연예인 등의 사생활 소문, 기업 정보 등을 모아 월구독료 50만원을 받고 기업과 개인 등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회사는 매주 ‘재계 및 금융계 동향’ 등의 제목을 단 정보지를 구독자들에게 우송해 8억8천만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2000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회원들을 모집해 월 50만원씩을 받고 인터넷으로 하루 10~20건씩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를 사고 있다. 전씨가 운영하는 ㅅ데일리는 설립 초기 정보기관 처장급 출신 인사를 영입해 회사 홍보에 이용하며 13억4천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업체의 대표나 직원들은 전직 언론인, 전직 대기업 정보팀 직원, 현직 대학 겸임교수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언론사·기업·증권가 인맥, 인터넷을 통해 미확인 정보 등을 수집했다. 다른 사설 정보업체 회원으로 가입해 빼낸 정보에 자체 정보를 덧붙이는 방법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월 50만원 받고 뿌려”

경찰은 연예인 등 15명이 이들이 발행한 정보지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고소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생산한 정보의 주요 수요처는 대기업이고, 공공기관에서 사설 정보지를 구독한 사례도 드러났다”며 “기업들로서는 이들이 제공하는 정치권 동향이나 기업 정보가 유용할 때도 있어 비싼 돈을 주면서도 구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설 정보지에서 마치 현장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묘사된 사생활 정보는 대중들에게 급속히 확산돼 당사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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