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시국미사 마친 7천여명 ‘침묵’ 평화행진

등록 2008-07-02 00:02

시민들 “정부와 보수언론에 맞설 자신감 생겼다”
1일 저녁 8시께,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시국미사를 마친 7천여 시민들은 침묵 속에서 평화행진을 시작했다.

전날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사제단)이 이끈 행진과 마찬가지로 시청~숭례문~한국은행~을지로 입구를 지났지만, 이날 행진에선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와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 말고는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대답 없는 정부를 향해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목놓아 외치던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때론 ‘침묵’이 ‘함성’보다 더 강렬하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김인국 신부는 “우리는 인격의 크기와 예의로 싸워야 합니다. 오늘 행진에서는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미소로 서로를 품을 수 있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미사를 집전하는 동안 “어제 우리가 숭례문으로 행진을 했는데, ‘숭례’는 예를 높인다는 뜻”이라며 예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 신부는 “무엇이 먹을 것이고 무엇이 못먹는 것인지를 가리는 것이 예의 첫번째입니다. 시궁창에 떨어진 쌀 한톨도 주워 먹을 수 있는 것이 예입니다.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은 먹지 않는 것 또한 예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웃음과 박수 속에 촛불집회의 정당성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충북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한 대학생은 “사제단이 함께해 시민들의 마음속에 다시 촛불의 정당성에 대한 확신이 떠오른 것 같다”며 “불법과 폭력이라고 우리를 매도한 정부와 보수 언론에 다시 맞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목고에 다니느라 집에 자주 오지 못하는 딸의 부탁을 받고 대신 촛불집회에 나왔다”는 노정식(47)씨는 지하철역에서 산 장미꽃을 사제단에 건넸다. 노씨는 “사제단에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고 평화로운 촛불의 큰 힘을 다시 되찾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시위는 밤 9시40분께 함성과 노랫소리 속에 끝마쳤다. 시민들은 “너무 일찍 끝나는 것 아니냐”면서도 웃음을 먹음고 집으로 향했다. 시민들의 외침과 같이 “촛불은 승리했다!”

노현웅 송경화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