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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부총장이 사퇴안하면 감사 나온다 말해”

등록 2008-07-07 09:07

<한국방송> 이사직 사퇴를 거부하다 교수직에서 해임된 신태섭 부산 동의대 교수가 학교로부터 받은 사퇴 압박 내용을 일지 형식으로 기록한 문건. 신 교수는 지난 3월21일부터 지난달 23일 해임통고를 받을 때까지 강창석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이 들은 내용을 기록해 놓았다고 밝혔다.
신태섭 교수 ‘한국방송 이사직 사퇴 압박’ 문건 공개
동의대 총장 면담·정연주 사장 사퇴압력 ‘시기’ 겹쳐
<한국방송> 이사인 신태섭 동의대 교수가 학교로부터 받은 이사직 사퇴 압박을 기록한 문건을 공개하며 자신이 해임된 이면에 교육과학기술부와 정치권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이 문건은 신 교수가 지난 3월21일부터 지난달 23일 해임통고를 받을 때까지 강창석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나온 발언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동의대나 교육부 쪽은 문건에 나오는 발언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 구체성이나 앞뒤 정황 등에 비춰볼 때 매우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문건을 보면 신 교수는 “5월8일 오전 8시 김금수 한국방송 이사장과 통화”했는데, 당시 김 이사장은 “최시중 위원장과 조만간 만나 5공식 공작정치 그만두고 상식과 절차를 존중하라고 촉구하겠다. 잠깐 시간을 벌어보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 전 이사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건에 등장하는 내 발언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을 보면, 강창석 동의대 총장은 여러차례 교육과학기술부를 언급하며 신 교수에게 사퇴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강 총장은 첫 면담 때인 지난 3월21일, 신 교수에게 “케이비에스(KBS) 이사를 계속하면 학교가 어렵다. 언론, 노조, 정치권, 교육부에서 학교에 신 교수를 징계하라는 압박이 심하다. 학교에 불이익이 오지 않도록 하려면 당신이 사퇴하는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고 신 교수는 적어 놓았다.

4월29일 4차 면담을 정리한 부분에서는 교육부 압력설이 더욱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이날 김정길 부총장은 “사퇴 안 하면 교육부 추가 감사 들어온다. 감사 들어오면 학교가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고 신 교수는 기록해 놓았다. 이어 사퇴냐 해임이냐 ‘최후통첩’을 한 5월7일에는 교육부에서 신 교수 거취에 대한 학교 입장을 듣기 위해 재단 상임이사를 불렀다고까지 강 총장은 언급했다. 강 총장이 지칭한 상임이사는 김인도 학교법인 동의학원 이사(설립자의 아들)다.

5월15일, 강 총장은 신 교수와의 마지막 면담 자리에서 압박의 배후에 ‘이명박 정권의 핵심부’가 관련돼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강 총장은 교육부보다 윗선에 신 교수 거취와 관련된 대학의 입장을 답해줘야 한다며 사퇴를 재차 압박했다.

이처럼 학교 쪽이 신 교수의 이사직 사퇴를 집요하게 압박한 이유는 무엇보다 그가 정연주 사장 사퇴에 반대한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민주언론 시민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대표적인 진보 언론학자다.

신 교수가 처음 강 총장을 면담한 3월21일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3월26일)을 앞두고 언론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할 때다. 아울러 신 교수가 학교 쪽한테서 이사직 사퇴 압력을 받은 시기는 정부가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에 대해 전방위적인 사퇴압력을 가한 시점과도 겹친다. 최시중 위원장은 3월27일과 5월12일, 김금수 전 한국방송 이사장을 두차례 만나 정 사장 사퇴를 종용했다.

이 문건에 등장하는 교육부 차관 2명은 모두 동의대 상임이사와 만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5월16일 이후 <한겨레> 보도 등을 통해 동의대에 대해 교육부가 감사 압력을 넣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 해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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