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다시 거리나선 촛불 “우린 민주주의의 보루”

등록 2008-07-11 07:34수정 2008-07-11 09:57

10일 오후 종각역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종로2가 방향으로 인도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
10일 오후 종각역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종로2가 방향으로 인도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
[현장] 보신각 앞 64번째 촛불문화제 열려
누리꾼 700여명 거리행진…경찰 강제진압 6명 연행
대책회의 12일 서울광장서 대규모 촛불집회 열기로

촛불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경찰은 촛불 시민들을 강제해산하고 6명을 연행했다.

10일 7시 시민 700여명은 서울시청 앞 광장이 아닌 서울 보신각 앞 인도에 모였다. 시민들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의 지도부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64번째 촛불문화제를 마쳤다. 촛불문화제는 자유발언과 노래가 이어지며 여느 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저녁 8시40분께 촛불시민들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처음엔 종로 2가 방향의 좁은 인도를 따라 행진하다가 청계천 광교 근처에서부터 도로로 나왔다. 맨 앞에서 행진하던 시민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었고, 뒤를 따르던 시민들도 이들을 따랐다. 경찰은 시민들의 도로 진입을 막으려 애를 썼지만, 불어난 시민들의 숫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

시민들 대부분은 도로 점거를 할 때 별다른 논쟁을 벌이지 않았다. 도로 행진에 참여한 시민 박아무개(53)씨는 “도로 점거는 국민의 정당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저항이다”고 말했다.

[현장] 다시 거리나선 촛불, 경찰 강제해산 6명 연행

[%%TAGSTORY1%%]

별다른 논쟁없이 거리행진 “도로 점거는 불가피한 저항”

시민들은 시청 방향으로 달려가며 행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앞 대열과 뒷 대열 시민들의 거리가 벌어져 행진 대열이 둘로 갈렸다. 그 후 500여명의 시민들은 명동성당으로 발길을 옮겼고, 200여명의 시민들은 9시 15분께 을지로 1가까지 나아갔다.

경찰은 이날도 강제 해산을 시도했고, 응하지 않는 시민들을 인도에서 연행했다. 경찰은 을지로 1가 내외빌딩 앞 인도에서 시민들을 에워싼 채 9시 15분부터 해산경고 방송을 시작했다. 남대문경찰서장이 현장에 직접 나와 3차례 해산경고 방송을 한 뒤 9시 45분께 강제 진압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했고, 경찰은 6명의 시민들을 연행했다.

“억류부터 풀어라” “해산부터 하라” 실랑이

시민들은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퇴로를 열어주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해산을 시도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30여분 넘게 시민들은 “억류부터 풀어라”고 주장했고, 경찰은 “해산부터 먼저 하라”고 맞서며 실랑이를 벌였다. 시민들은 “해산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 해산하라는 명령만 한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최미연(25·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시민들을 에워싼 채 통행을 못하게 만들어 놓고 ‘해산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정책에 반하는 집회라고 이럴 수 있느냐”고 따졌다. 연행되는 시민들도 “난 연행될 수 없다”, “왜 인도 위 시민들을 연행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시민들의 연행과정을 지켜보던 기독교대책회의의 김경호 목사는 “우리가 자진 해산할 수 있도록 중재를 하던 도중에 경찰이 인도에 있던 시민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며 “경찰에 둘러 싸여 있는 시민들을 도저히 놔두고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 외 4명의 목사는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을지로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 붙들려 인도로 옮겨졌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김아무개(19)씨와 강아무개(22)씨는 넘어진 시민들 사이에 몸이 깔려 국립의료원으로 후송됐다.

64번째 촛불문화제는 사회단체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

앞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각 사회단체가 주최한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됐다. 감리교시국대책회의,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문화예술인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의 단체들은 차례로 20분씩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촛불 시위 원천 봉쇄’와 쇠고기 재협상에 응하지 않는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이 정권은 경찰의 폭력에 의존하는 정권이다”며 “시청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지 않는 비민주적 정부이며 독재정부다”고 주장했다.

[현장] 촛불 공안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각계 기자회견

[%%TAGSTORY2%%]

박원석 상황실장 “촛불이 꺼질까 걱정했는데 힘이 난다”

집회 중간에 사회자는 조계사에서 수배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을 전화로 연결했다. 박 실장은 “인터넷으로 시민들이 벌이는 보신각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도 이곳에서 함께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고 시민들을 격려했다. 박 실장은 “촛불이 이대로 꺼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오늘의 모습은 우리에게 힘을 준다”며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시민들은 구속되거나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대책회의 활동가 8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이들을 응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누리꾼 단체들을 주축으로 시민단체와 연대해 열렸다. 9일 저녁 조계사에 모여 회의를 연 인터넷 카페 대표들은 “대책회의가 평일 집회 개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누리꾼이 주축이 돼 문화제를 열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금까지 누리꾼 주축으로 촛불문화제가 개최된 것은 대책회의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찬식(36·대구시 본리동)씨 부부는 촛불을 밝히려고 대구에서 서울로 5살 딸과 함께 상경했다. 이씨는 “(촛불 문화제에) 대여섯번 참석했는데 경찰이 이젠 문화제 자체를 원천봉쇄해 참 답답하다”며 “언론에서 작게 열리는 집회라도 계속 보도해 시민들이 촛불문화제에 계속 참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 200명 명동성당서 정리집회 “촛불은 승리한다”
현장 찾은 엠네스티 조사관, 시민들 연행 장면 못 봐

오늘 촛불문화제는 시민 200여명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정리 집회를 갖고 11시 40분께 마무리됐다. 이곳에선 많은 시민들이 돌아가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장형대(23·원광대 국사교육학과 3학년)씨는 “정부는 촛불이 꺼지길 바라겠지만 촛불이 꺼지는 것은 민주주의가 사형당하는 것”이라며 “절대 촛불을 끄지 말자”고 제안했다. 시민들은 “촛불은 승리한다”, “재협상을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한편, 엠네스티 조사관 노마강 무이코씨가 10시 40분께 을지로 쪽 시위대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는 “시민들이 연행당하고 부상까지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행이 모두 끝난 후 찾아와 시민들의 연행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다.

대책회의는 12일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7월5일 국민대행진 이후 주춤했던 촛불이 다시 광장으로,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글 허재현 기자 catalonia@hani.co.kr 영상 이규호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