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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파주 삼박골 옛터 ‘미군 진지’로 바뀐다

등록 2008-07-25 14:57

한-미 공동 군사 훈련장인 경기 파주 법원읍 오현리 훈련 진지 앞쪽으로 백로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정 지역 일대는 백로들의 집단 서식지다. 최부석 인턴기자 <A href="mailto:biury@hanmail.net">biury@hanmail.net</A>
한-미 공동 군사 훈련장인 경기 파주 법원읍 오현리 훈련 진지 앞쪽으로 백로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정 지역 일대는 백로들의 집단 서식지다. 최부석 인턴기자 biury@hanmail.net
무건리 등 703만평 ‘한미 군사훈련장’ 확대 진행
시민단체 “주민 속이고 실행”…‘제2대추리’ 우려

파주 무건리 훈련장 부지매입 예산 추이
파주 무건리 훈련장 부지매입 예산 추이
‘무건리’의 또 다른 이름은 ‘트윈브릿지’(쌍둥이 다리)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무건리·직천리·오현리·비암리 일대를 아우르는 703만평 규모의 군사 훈련장에는 다리 두 개가 놓여 있다. 원래 다리 이름은 직천 1·2교인데, 무건리를 포격 훈련장으로 사용해 온 미군들이 트윈브릿지로 지칭하면서 마을 이름도 그렇게 굳어졌다. 이웃 효촌리에 살던 여중생 미선·효순이는 2002년 6월 이곳에서 훈련 받다 귀대하던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졌다.

무건리에 훈련장이 조성된 과정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방부는 무건리 일대 땅 550만평을 강제수용해 한·미 두 나라 연대급 병력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사격·전술장을 만들었다. 국방부는 96년 “주변 땅 550만평을 추가 매입해 모두 1100만평 규모의 대규모 훈련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10년 넘게 훈련장 확대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지난 23일 마을 어귀에서 만난 홍기호 오현2리 이장은 “변화가 시작된 건 지난해부터”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97년부터 훈련장 터 매입 비용으로 해마다 10∼20억원 안팎의 예산을 배정해오다, 2007년 275억원, 2008년 960억원으로 예산 규모가 가파르게 늘었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훈련장 주변 주민들이 조기 부지 매입을 원하고 있어, 일반회계로 2012년까지 마칠 예정이던 부지 매입을 올해부터 ‘국방·군사시설 이전 특별회계’로 옮겨 2009년에 끝낸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김종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사무처장은 “주민들이 원한다는 국방부의 설명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 실무 책임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 ‘훈련장 확장은 2004년 미군기지 재배치를 위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며 “국방부는 미군 기지터를 위해 평택 대추리 주민들을 내쫓고, 훈련장 터를 위해 오현리 주민들을 내쫓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리에서 3대째 살고 있는 전창준(50)씨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중토위)의 강제수용에 강한 반감을 보였다. 중토위 일정에 따르면, 그가 소유하고 있는 오현리 291번지 일대 4631㎡는 오는 9월9일 국방부에 강제수용된다. 전씨는 “땅은 부친이 평생 소장사를 해 모은 돈으로 사들였다”고 말했다. 다른 수용 예정지 350만여평도 지난 5월과 7월에 발표된 보상계획공고에 따라 차례로 강제수용될 예정이다.

직천리의 들과 골짝의 이름은 고둑내·벌말·삼박골·한터 등이었다. 그러나 훈련장으로 바뀐 뒤 옛 초등학교 터는 ‘삼박골 진지’가 됐다. ‘직천 A진지’ 앞에는 한때 마을의 사랑방 구실을 했던 느티나무가 지금도 버티고 있다. 훈련장 확장 예정지 안에는 56번 지방도의 확장,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백로의 집단 서식지도 있다. 평통사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5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 모여 ‘무건리 훈련장 확장저지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을 만들어 본격적인 확장 반대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 마을 주민 주병준씨는 “평화를 추구해도 시원찮을 시기에 미군 훈련장을 위해 우리가 왜 또 희생해야 하냐”고 물었다. 무건리/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송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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