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방한 앞두고 주말집회 강경 검거몰이 예고
최루장비 9년만에 재등장…“색소 분사기도 투입”
최루장비 9년만에 재등장…“색소 분사기도 투입”
경찰이 오는 5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주말 촛불집회 때부터 최루액과 체포 전담 병력 등을 동원한 검거 위주의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최루장비는 1998년 9월3일 만도기계 공권력 투입 당시 마지막으로 사용됐으며, 99년 경찰이 ‘무최루탄’ 원칙을 밝힌 이후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2일부터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사용해 빠른 시간 안에 해산하고 검거하는 작전을 펼 것”이라며 “색소 분사기를 사용해 과격 폭력 행위자, 장시간 도로 점거자 등은 인도 등으로 도주하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고춧가루 성분인 캡사이신 최루액을 뿌릴 수 있는 새 장비의 개발을 끝내고, 사용 지침이 확정되는 대로 집회·시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많은 국민들이 경찰의 옷을 벗기는 행동에 대해 개탄하고 공권력의 무력함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며 “경찰에 폭행을 가한 사람은 반드시 검거해 경찰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 30일 출범한 체포전담 부대(경찰관 기동대) 9개 중대 규모를 이번 주말집회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청장은 또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폭력 행위자들에 대해서는 채증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활용해 수배 전단을 만들어 뿌리고 신고 보상금도 지급할 방침”이라며 “공개수배는 앞으로 채증되는 자료뿐 아니라 과거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주말인 2일 저녁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부시 방한 반대, 이명박 심판’을 주제로 한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등 가톨릭 종교단체들은 2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수도원 성당에서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시국미사’를 연다. 반면,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 374개 보수 단체로 이루어진 ‘부시 방한 환영 애국시민연대’는 5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환영 행사를 연다.
한편, 전국여성연대는 1일 오전 11시께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경기 이천의 한 냉동창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에 발 붙일 수 없도록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지역마다 ‘장바구니 실천단’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장바구니 실천단’은 대형 유통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지를 직접 감시·신고하는 활동을 벌이고, 어린이집이나 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 사용을 금지하는 ‘소비자 선언’ 운동도 펼 계획이다.
석진환 황예랑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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