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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집단적 지성’ 표출 불구 감정적 행동 문제

등록 2008-08-11 15:46수정 2008-08-11 16:47

촛불, 100일을 말하다
‘온라인 광장’ 한계는

2008년 ‘촛불’을 계기로 새롭게 주목받은 온라인 광장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한 ‘멋진 신세계’는 아니었다. 누리꾼들은 무규칙 속에 방향성을 잡아가는 ‘집단 지성’의 주체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집단 감성’에 취하기 쉬운 온라인 특유의 본질적 한계라는 과제도 함께 남겼다.

대표적 사례로, 일부 누리꾼들이 비판언론이나 공권력에 감정적으로 대응한 결과, 선의가 왜곡됐던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 기자들의 블로그와 이름·신상정보가 게시판에 공개되는 사례가 이어졌고, 지난 6월에는 한 여대생을 발로 폭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경의 신상정보가 공개돼 인권침해 논란이 번졌다.

조직 기반이 없는 네트워크 구조 때문에 때때로 온라인에서 형성된 여론이나 전망이 일반적인 것처럼 착시효과를 내기도 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 현실에선 다른 결과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열패감이나 공허함만을 남긴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7월31일 서울교육감 선거 결과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누리꾼들은 주경복 후보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정책반대시민연대 운영진인 ‘카프’는 “인터넷은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도, 부정적인 여론몰이가 이뤄질 수도 있는 곳”이라며 “아무것도 바꿔내지 못한 촛불을 보며 인터넷 여론 형성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얼굴 없는 다중이 모이는 온라인 광장의 특성 때문에 오프라인 행동으로 나아가는 과정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다음 아고라와 마이클럽 등에서는 촛불 시위를 지지하는 누리꾼 모금 과정에서 모금액을 광고 제안자가 사적으로 운용했다는 시비가 일기도 했다.

순식간에 달궈졌다가 또 순식간에 냉각되는 온라인 광장의 특성상 차분하고 계획적인 논의를 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촛불 시위에 서울에서만 70여 만명이 참여한 6월10일을 전후해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오른 글은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촛불시위가 잦아든 7월 들어 조회수는 수천 건 단위로 떨어졌다.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 지나치고, 누리꾼 역시 다중적이고 경험이 적어 방향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게 카페 운영진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반면 온라인 광장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경험했다는 점도 결국 온라인 광장의 진화가 아니겠느냐는 게 또한 이들의 생각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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