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혐의 60대 무죄 확정
아이의 진술 신빙성을 따질 때는 암시나 반복적 질문이 기억을 왜곡시키지 않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여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임아무개(6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임씨가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파트에서는 2005년 6월, 여아 2명이 경비실에서 성추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음날 피해 아동인 ㅊ아무개(당시 5)양의 어머니 김아무개씨는 다른 피해 아동인 ㄱ아무개(당시 4)양을 데리고 경비실을 돌며 “이 사람이 맞냐”며 범인 찾기에 나섰다. ㄱ양이 임씨를 지목하자, 김씨는 ㅊ양도 불러 3~4차례에 걸쳐 임씨가 성추행범이라는 확인을 아이들로부터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임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4, 5살 아동은 깊은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부모 등의 암시나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고 사물의 특징적 부분만을 기억하는 인지 특성이 있어, 같은 복장을 한 임씨와 다른 경비원을 착각할 여지도 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보호자나 수사관이 편파적 예단을 가지고 아동에게 사실이 아닌 정보를 주거나 반복적인 신문으로 특정 답변을 유도해 아동의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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